독립기념관은 제67주년 광복절과 개관 25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우리 국민이 좋아하는 독립운동가를 조사해 지난 21일 1~100위의 등수를 발표했다.
조사는 1994년부터 자체적으로 제작된 독립운동가 열전에 등장하는 102명 가운데 외국인 2명을 제외한 100명을 대상으로 최근 한 달간 독립기념관을 찾거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방문한 7115명에게 각 3명씩을 선택하도록 했다.
독립기념관은 조사를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애국지사 이외에도 더 다양한 분야에서 독립운동에 참여한 독립운동가를 일반에 소개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의 조사는 교과서 등 대중적 인지도를 중심으로 결과가 도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자칫 애국지사의 서열화가 우려되고 있다.
조사결과에서 1위는 김구 선생으로 설문지 3473표(16.3%), 인터넷 914표(18.7%)를 얻었다. 2위는 안중근 의사, 3위는 유관순 열사가 선정됐다.
이들 1~3등의 선호 점유율은 절반에 가까운 46.9%에 달했으며, 윤봉길, 김좌진, 안창호 등 10등까지는 무려 74.8%를 차지해 명망가를 중심으로 애국지사를 순위로 매기는 점에 우려를 하고 있다.
독립기념관은 이번 조사에 이어 전국에서 전 연령층이 참가하는 독립운동가 국민 인식 및 선호도 조사를 시행할 예정으로 오히려 독립운동사 연구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 심화도 우려된다.
독립기념관도 특정인물에 대한 선호도가 지나치게 쏠리는 현상에 대해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교과과정에 더 다양한 애국지사의 활동이 소개되도록 개선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선호도 조사에서 그만큼 우리 국민들이 소수 특정인물에 지나치게 선호도가 직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의도와 달리 애국지사에 순위가 매겨지는 원치 않는 결과에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사를 통해 향후 독립운동사 연구 및 교육에 방향성을 보다 폭넓게 확대할 필요성이 제시됐다”며 “특히 학교 교육과정에 이를 더욱 보강할 필요성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천안=맹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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