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라카미 하루키 저 |
이 책은 일본의 유명 패션지 '앙앙'에 권두 연재했던 '무라카미 라디오' 1년치 글들을 모아 한데 엮은 책이다. 독특한 제목처럼 취향 있는 남자, 감각 있는 하루키의 일상미학을 만나 볼 수 있다.
평소 즐겨먹는 음식과 취미, 그간 내놓았던 작품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학창시절 추억과 낯선 이국땅에서의 실수담 등 소소하고 시시껄렁해 보이는 일상을 특별함으로 채우는 하루키만의 에스프리가 느껴진다.
또한 52컷의 동판화 일러스트는 원작의 것을 그대로 실어 하루키 에세이의 재미를 더한다. 환갑이 넘은 작가의 삶에 대한 여유, 그리고 나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감성과 감각은 하루키만의 특별함으로 감탄하게 된다.
올림픽 중계나 신문 휴간일 그리고 일본 프로야구에 대해서 거침없는 쓴소리를 던지는 등, 그의 솔직한 삶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풀어놓는다. 작가의 부탁처럼 그야말로 편안히 어깨 힘을 빼고, 라디오를 청취하듯 읽기를 권한다. 이번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문학계의 '영원한 오빠'인 하루키는 여전히 감각적이고 누구보다 트렌디한 감성으로 매력을 어필한다. 시선은 더욱 깊어지고 사고의 폭은 한층 넓어졌다. 비채/무라카미 하루키 지음/오하시 야유미 그림/권남희 옮김/220쪽/1만3000원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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