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사랑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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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사랑인 걸까…

사랑으로 상처받은 두 남녀에게 '원나잇 스탠드'란… ●연극 '극적인 하룻밤' 내달 16일까지 소극장 핫도그

  • 승인 2012-08-22 14:23
  • 신문게재 2012-08-23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원나잇 스탠드. 딱딱한 윤리적 잣대를 들이댈 생각은 없지만, 도발적이고 다소 위험한(?) 느낌이 드는 단어다. 그런데 이 단어를 귀엽게 풀어내는 '발칙한' 연극이 있다. 남녀 간의 미묘한 심리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한 연극. '극적인 하룻밤'이 다음달 16일까지 소극장 핫도그 무대에 오른다.

사랑으로 상처받은 마음이 사랑으로 치유된다는 말이 있듯이 이 연극에서는 사랑으로 상처받은 한 커플을 통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연극 '극적인 하룻밤'은 사랑으로 상처받은 한 커플이 '하룻밤'을 함께 보내며 서로 아픈 상처를 보듬어 주는 내용을 그린다.

이 연극은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으로 탄탄한 구성과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 각 캐릭터의 개성을 살린 연출로 주목을 받아왔다. '극적인 하룻밤'의 로맨스는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와는 다르다.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모습보다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 빚을 내 남자친구에게 돈을 빌려주는가 하면 잠자리로 인해 생긴 아이를 지운다는 등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사실감 넘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배신당한 여자 시후와 다신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 정훈은 마지막 남은 연어 초밥을 가지고 말다툼을 벌이다 서로의 애인이 눈이 맞아 결혼한 사실을 알고 알 수 없는 동질감을 느낀다.

시후는 남자들이 정말 사랑 없이 육체적 관계가 가능한지 알아보기 위해 정훈에게 하룻밤을 요구하고, 그런 시후를 달래며 함께 술을 마시던 정훈은 얼떨결에 하룻밤을 보낸다. 특별한 사랑 없이도 육체적 관계가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한 시후는 줄넘기로 목을 감고 비닐봉지를 머리에 쓰는 등 다소 엉뚱한 방법으로 '허당'의 모습을 보여주며 자살시도를 한다. 이런 시후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정훈 또한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원나잇 스탠드'라는 다소 위험한 소재를 통해 두 남녀의 관계에서도 사랑이 존재할지를 무겁지 않고 솔직담백하게 숨김없이 보여준다.

또한,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부분에는 배우들의 깨알 같은 애드리브가 더해져 극의 재미를 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에 대해서는 명쾌한 결론은 던져주지 않는다.

“남녀의 사랑이란 어디서 시작해서 어떻게 끝나는지 알 수 없는 정답이 없는 게임”이라는 것을 작품을 통해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공연문의 1599-9210. 일반 3만5000원. 평일 오후 8시(월요일 공연없음), 토 오후 4ㆍ7시, 일 오후 3ㆍ6시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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