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지하수를 화장실 등 위생용수로 활용해 매년 수천만원의 수도요금을 아낄 수 있지만, 배관 설치 비용에 대한 부담금으로 이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부터 대전도시철도공사는 하루 7000여t에 이르는 지하수가 발생함에 따라 지역의 공공기관,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지하수를 활용할 것을 권고하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현재까지 관공서 가운데 시청사만 하루 100t 가량을 화장실 등 위생용수로 활용하고 있으며, 각 지하철 역사의 화장실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대전역에서 지하상가 위생용수와 동서관통로 청소용수로 활용하고 있고, 중구청역에서 터널 물청소 용도로 활용하고 있지만 사용량은 미미하다. 대전도시철도 1호선 15개 역에서 하루 발생하는 지하수는 7070t이며, 이 가운데 위생용수로 310t만 소요돼 활용률은 4.4%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 95% 이상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대동천, 대전천 등 하천용수로 버려지고 있다.
하천유지 용수의 용도로 활용되는 것도 의미 있지만, 매일 수천t의 물이 그대로 방류돼 활용도 면에서 아쉬운게 사실이다.
대형 건물들이 지하수 활용을 꺼리는 것은 비싼 배관비용 때문.
배관 굵기에 따라 비용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m에 40만~50만원으로 거리가 50m이상만 떨어져도 2500여만원의 초기 투자 비용이 소요된다.
소규모 건물은 초기 투자비용 대비 수도요금 절약 금액이 미미하다보니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은 각종 정부기관과 공공기관 등이 밀집돼 있으나, 배관 등 초기투자 비용에 대해 상당한 부담감을 갖고 있다. 최근 신청사로 입주한 동구청사 역시 판암역 인근에서 하루 160t의 지하수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대동천으로 방류하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투자비용 대비 수도요금 감면 효과는 크다는 게 도시철도공사측의 설명이다.
시 본청은 지난해 4500여만원의 비용을 투자해 지하철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미 연간 7800여만원의 수도요금을 절약해 투자비용을 회수했다.
시 관계자는 “시 본청에서 지하철 용수를 활용해 위생용수로 사용했던 결과를 인근의 관공서에 공문을 통해 보냈으나, 초기 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감으로 문의만 있었으며 아직까지 활용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며 “지하철 2호선부터는 지하수 활용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설계 단계부터 넣어 최대한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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