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삼성근무… 얻은 건 장애 뿐”

삼성SDI 천안사업장 근무중 쓰러져 장애판정 불구 산재처리 안돼

삼성SDI 천안사업장 직원이 현장근무중 쓰러져 장애 판정까지 받았지만, 산재처리가 되지 않아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21일 삼성SDI 전 직원 J(50)씨에 따르면 2010년 12월 28일 오후 7시10분께 천안사업장 현장 복도에서 갑자기 쓰러져 의식불명으로 인근병원에서 응급치료 후 서울로 이송됐다.

한달여 의식불명에 빠졌던 J씨는 의료진으로부터 급성 대동맥 박리 말초혈관폐쇄증 진단을 받았고 현재까지 11차례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J씨는 최근에도 우측 발목 봉합수술을 받았지만 병세에 따라 발목을 절단해야 한다는 병원의 진단을 받은 상태다. 하지만 J씨는 1ㆍ2차 산재신청에서 모두 불승인을 받아 억울함을 호소하며 현재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다.

J씨는 1986년 삼성SDI에 입사해 2001년 과장으로 승진해 같은 해 품질명장으로 대통령상까지 받기도 했다.

2007년 차장으로 승진한 J씨는 2009년 울산에서 천안사업장으로 옮겨 근무 하던 중 쓰러져 산재처리가 될 것으로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 동료도 생각했지만 계속 불승인이 나자 자신과 같은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회의사당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억울함을 호소하던 J씨는 1인 시위 중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몰려 경찰의 출두 명령서를 3차례나 받는 등 고초를 겪기도 했다.

J씨는 “삼성SDI를 위해 지난 24년간 노력했고 중간관리자로 회사의 목표달성을 위해 헌신해 왔다”며 “회사 여건변화에 따라 천안사업장으로 전배가 돼 업무를 보다 쓰러진 나를 개인 질병이라며 산재를 인정해 주지 않은 게 너무 야속하다”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는 “J씨가 원하는 서류 등을 모두 떼어줬지만,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승인이 나지 않는 것이지 삼성의 잘못은 없다”고 답했다.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 관계자는 “J씨의 경우 업무상 스트레스나 과로 등 정신적부담으로 인해 발병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J씨는 쓰러지기 전에도 동맥경화와 고혈압 등 의사소견이 있어 자연경과에 의한 악화로 봐 산재승인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