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오르지 않는 게 이상하다 싶을 정도다. 일단 오르고 나면 좀체 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미 많이 올랐음에도 배추, 상추, 대파, 양파 값은 일주일새 또 두 자릿수로 올랐다. 국내산뿐이 아니다. 관세청이 밝힌 올 상반기 주요 농수산물 품목별 수입동향을 보면 배추와 옥수수, 삼겹살, 닭다리, 명태 등 ‘식탁물가’와 관련한 39개 제품의 수입가격이 작년에 비해 껑충 뛰었다. 그야말로 식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더 큰 문제는 추석을 앞두고 제수용품을 중심으로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폭등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물론 행정 수단을 동원한 물가 잡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얼마나 선제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서민들이 체감하는 고통지수는 줄일 수 있다.
농산물값 급등이 우려를 낳고 있는 시점에 춘천에서는 가격 폭락으로 방울토마토 120t을 산지 폐기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으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관계당국의 수급조절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이래선 안 된다. 서민 생활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농수산물 수급관리 대책을 시행해야 할 때다.
유통시장 관리에 보다 세심한 조치가 요구된다. 이와 함께 배추, 쇠고기 등 품목별로 수급대책을 마련하든, 농수산물 가격안정기금을 추가로 풀어서라도 고삐 풀린 물가를 하루빨리 잡아야 한다.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하반기 수입 농축수산물 가격 흐름이 더 나빠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날씨나 국제 곡물동향만 탓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고 폭염과 폭우에 가을배추와 무가 큰 타격을 입어 김장철 물가마저 위태롭다. 지금 물가를 다스리지 못하면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 시중 물가는 정부와 지자체의 관리와 억제책을 비웃는 양상이다. 정부와 물가관리기관, 지자체가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물가고에 생계 부담이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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