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내시경이었으니 알았지, 수면내시경이었으면 모르고 넘어갔을 겁니다.”
지역의 대학병원에서 선택진료비를 받아챙기고, 일반의가 진료하도록 해 빈축을 사고 있다.
평소 역류성 식도염을 앓고 있는 김모(대전 서구)씨는 매년 위ㆍ대장 내시경 검진을 받는다.
그는 지난 9일 오후 3시 을지대병원에 예약을 하고 검진을 갔다. 매년 정기 검진을 받던 담당교수가 그만 뒀고, 김씨는 어쩔 수 없이 다른 선택진료 교수를 찾아 검진을 신청했다.
김씨는 수납을 하면서 선택진료 동의서에 3곳이나 사인을 했고, 진료비 외에 별도로 4만8815원의 선택진료비까지 지불했다.
평소 수면 내시경을 선호하지 않는 김씨는 일반 내시경을 받게 됐고, 평소와 다른 점을 느꼈다.
매년 선택진료를 했을 경우에는 특진 의사가 위와 대장 내시경을 동시에 검진했고 그자리에서 바로 상태를 설명해줬지만, 이번 진료에서는 대장 내시경 이후 옆방으로 옮길 것을 권유했고, 젊은 의사가 검진을 실시했다. 검진 상태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을 들을 수 없었다.
그는 이상함을 느끼고 검진을 끝낸 후 데스크에 선택진료 의사가 맞는지 여부를 문의했다. 10여분 후 담당 간호사는 선택진료의사가 아닌 일반의사가 진료했다고 시인했다.
김 씨는 “선택진료인줄 몰랐다는 답변만을 들었다. 이의제기하고 환불처리를 요청했지만, 선택진료비만을 돌려받았다”며 “대장 내시경을 한번 받으려면 엄청난 고충이 따른다. 일반의에게 받으려면 개인병원으로 가지 무엇하러 대학병원을 가겠느냐”고 토로했다.
그는 또 “지난해에도 의사를 만나지도 않았는데 진료비를 신청했길래 항의해서 돌려받은 적이 있다. 환자들이 이의제기를 하지 않으면 몰래 받아챙기고, 그렇지 않으면 돌려주는 것이냐”며 병원측의 행태를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을지대병원 관계자는 “당초는 이 환자의 인수인계를 일반교수에게 했으나, 환자가 특진을 요구해 갑자기 특진교수로 변경되는 내부 사정이 있었다”며 “갑자기 진료를 맡게된 교수가 일정이 꽉 차있었고 전공의에게 넘기게 된 것이다. 환자에게 사과를 했으며, 추후 방문시 환자에게 다시 한번 사과의 말을 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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