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우리 학교급식은 '양적 성공, 질적 의문'으로 평가할 수 있다. 친환경 급식을 한다고 하지만 믿을 수 없게 돼버렸다. 영농법인이 일반 농산물을 친환경 농산물이라 속여 급식에 납품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청 조사관들조차 해썹(HACCP·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인증 마크를 부정 발급하는 판국이다. 신토불이 농산물 제공의 당위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학교급식에 쓰일 다종다양한 농산물과 축산물, 수산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우선 확보가 가능한 품목은 지역 생산품을 사용하고 부족한 품목은 다른 지역에서 납품받되 점진적으로 지역 생산을 장려해 나감으로써 지역 자급률을 높여나가는 게 요체다. 충발연의 제안에서 공급자와 배달업자 사이에 로컬푸드센터의 역할을 두자고 한 것도 원활한 공급의 조정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조금 더디더라도 이왕이면 친환경으로 전환시키면 더 좋을 것이다.
로컬푸드 제공에 있어 또하나의 관건은 예산이다. 일반적으로 로컬푸드는 고품질이며 고가인 경우가 많다. 지역 생산인 만큼 수송비가 덜 들고 로컬푸드센터가 중간에서 직거래와 대량구매로 어느 정도 가격을 낮춘다고 해도 주어진 예산에 맞춰야 하는 일선 학교로서는 난감한 일이 될 수도 있다. 자치단체의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 수입개방에 실질적으로 대응하고 지역 농어촌을 살리는 효과가 기대되는 일인데 지원하지 못할 까닭이 없을 것이다.
학교급식에 쓰이는 식재료의 상당부분을 외국산 수입 농축산물에 내준 지 오래다. 로컬푸드 학교급식정책센터가 설립되기를 바라는 중요한 이유의 하나도 이것이다. 지역산 로컬푸드 급식이 수입 농축산물 급식보다 나은 이유는 많다. 아이들을 건강하게, 농촌을 부강하게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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