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도와 황해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충남대병원은 지난달 23일 병원 건립사업 우선순위 결정을 위한 이사회를 열고 세종시 충남대병원을 1순위로, 서해안 제2병원을 2순위로 결정했다. 이번 충남대병원의 서해안 제2병원 2순위 결정은 병원 설립을 2곳에 동시 추진하는 것은 어려운 만큼 사실상 당진병원을 포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충남대병원이 당진ㆍ세종 병원 설립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동시에 추진하려 했으나, 교육과학기술부가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세종시에 병원을 설립한 후 당진 병원을 추진하더라도 시기적으로 2018년 이후에나 가능해 제3병원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는 전국 10개 국립대병원 중 제3병원을 보유한 곳이 전혀 없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도와 황해청은 2년가량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상호 신뢰를 통해 일을 하는 기관들끼리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점에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다.
도와 황해청은 충남대 서해안 제2병원 유치를 위해 각별한 노력을 펼쳐왔다. 지난해 7월 충남대병원과 서해안 제2병원 건립을 위한 MOU를 체결한 후 지난 4월 안희정 충남지사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만나 예비타당성조사 적정성 검토를 조기에 처리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뜩이나 침체돼 있는 당진 송악지구의 투자 유치에 악영향을 주는 것 아닌지 조마조마하는 모습이다.
황해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충남대병원이 하루아침에 신뢰를 무너뜨렸다”면서 “송악지구에 충남대병원이 빠져나가면 시행사가 분양 부담을 떠안아야 해 상황이 나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송시헌 충남대병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서해안 제2병원을 절대 포기한 것은 아니다. 당진시민들에게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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