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은행 예금이자가 낮아 당초 기대했던 수익률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전세보다는 월세로 세입자를 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 역시도 월세 부담 때문에 수요자들이 찾지 않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전지역 월세아파트 소유주들이 저금리시대의 후광 효과를 얻지 못해 울상을 짓고 있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3% 대로 내려앉아 소유주들이 만족스럽지 못한 전세수익을 등진 채 월세로 내놓고 있지만 이마저도 수요자들을 끌어모으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16일 전국은행연합회 및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6개 시중은행의 예금금리(12개월 기준)는 평균적으로 연 3.34%에 그치는 수준이다.
그나마 높은 금리를 보이는 상품이 3.55%에 달하는 국민은행의 e-파워정기예금 정도다.
예금금리 수익률이 하락하다보니 아파트 소유주들은 전세시장이 아닌, 월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분위기다. 차라리 월 수익금을 통해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두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월세시장이라고 해서 아파트 소유주들에게 유리한 상황도 아니다.
아파트 소유주들이 전세에서 월세로 임대방식을 전환하다보니 월세 공급이 늘어난데다 세입희망자들은 월임대료 부담이 낮은 아파트를 고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낮은 보증금과 월임대료가 적용된 아파트가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서구 월평동 황실타운아파트를 2채 보유한 한 소유주는 같은 102㎡규모지만 보증금 3000만원에 월임대료 70만원과 보증금 4000만원에 월임대료 45만원 등으로 다르게 책정해 매물을 내놓기도 했다. 그만큼 월세 세입자의 선호도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다.
최주만 공인중개사는 “월세 아파트를 내놓더라도 지난해와 비교해 보증금은 1000만~2000만원정도, 월임대료는 10만~20만정도씩 낮춰야 그나마 수요자들이 살펴본다”며 “예금금리가 하락한 동시에 아파트 소유주들이 월세 수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상당수가 세입자를 찾지 못해 울상을 짓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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