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부족과 높은 보증금ㆍ임대료, 까다로운 입주조건 등이 맞물리면서, 이 같은 결과를 낳은 것으로 분석됐다.
16일 세종시와 세입자 대책위원회, 주민보상대책위원회, 행복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영구 임대 행복아파트(1차) 입주자 모집결과, 전체 500세대 중 69세대(13.8%) 청약에 그쳤다. 당초 1500여명에 달하는 수요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 것과 비교할 때, 턱없이 부진한 수치다.
수요자는 2005년 5월24일 기준 행복도시 건설 예정지역 거주자로, 1억원 미만 보상을 받고 현재 무주택 세대주 자격을 유지 중인 원주민이다.
45㎡형(150세대)이 33세대 청약으로 가장 많았고, 36㎡형(100세대)이 27세대, 27㎡형(150세대)이 8세대로 뒤를 이었다.
40㎡형(100세대)은 1세대 청약으로 마감됐다.
부진의 원인은 크게 네가지로 요약된다. 세종시와 주민대책위 모두 인정하는 첫번째 요인은 홍보부족이다. 실제로 청약마감 후 세입자 대책위에는 소식을 못 들었다는 대상자 70~80명이 몰려 들기도 했다.
주민 기대와 다른 높은 보증금과 임대료도 부진에 한 몫했다.
2010년 충남도와 공주시, 옛 연기군을 사업시행자로 출발할 당시만 해도, 건립 취지는 국책사업으로 터전을 잃은 원주민들이 아무 부담없이 살도록 보장하는데 모아졌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세종시장의 선거법 위반' 등 법적 한계에 따라, 보증금은 204만8000만원에서 978만9000원, 월 임대료는 최소 4만원에서 최대 11만원까지 설정됐다.
평소 관리비 등을 포함하면 최대 20만원을 부담해야하는데, 영세민의 입장에서 만만찮다는 분석이다. 입주대상 기준이 너무 까다로운 점도 문제시됐다. 일례로 이주 후 타지에서 집을 마련하고 새 일터를 찾는 과정에서 상당한 돈을 소실한 1억원 이상 보상자는 모집 대상에서 제외됐다. 16개 상가 운영자 모집 기준도 없어, 당장 생활여건이 불편한 점도 보완해야할 과제다.
이종복씨는 “당시에 현 정부청사 인근 종천리에 거주했다. 여기저기서 먹고 살려고 뛰다 보니 보상비 중 상당액이 집세로 나가는 어려움을 겪었다”며 “지나치게 까다로운 신청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책상 머리에서 이론적으로만 일을 처리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홍보 부족과 기반시설 부족, 초기 예산부족에 따른 지원의 어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렸다”며 “입주시점인 10월까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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