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민 대전대 교수 |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모든 일은 개인감정이나 사심 없이 올바르게(正) 공정하게 또는 명분 있게 처리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기가 매우 어렵다.
사사로운 감정에 치우치거나(情) 이끌려서는 곤란하다. 그러나 인간은 감정을 가진 동물이라,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正'과 '情'사이에서 고민하고 갈등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특히 일의 처리 결과에 따라서 타인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차후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분발을 촉구하기 위해, 또 정해진 규율을 유지하기 위해 냉정하게 일을 처리하자니 너무 매정한 것 같고,인정에 얽매이자니 규율과 질서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 같은 경우는 우리가 일상 생활하는 과정에 있어서 흔히 직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매사를 무 자르듯 할 수는 없지만, 특히 인사문제에 관한한 사사로운 '情'에 얽매여서는 절대 안 된다. 한솥밥을 먹다 보면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겠지만 한순간의 섭섭함과 아쉬움에 이끌려 판단을 그르치면 회사에 대해서는 물론 본인에 대해서도 결코 좋은 일은 아니다.
승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나와 같이 몇 년을 근무했는데” “내 친구 동생이니까” “나의 동문이니까” “저 친구가 작년에도 누락이 되었는데” “너무 타지방으로만 돌아다녔는데” 등등
“무능하더라도 승진을 시켜 주어야 항상 나를 믿고 따를 것이 아닌가.” 등의 생각으로 사심과 편견에 의한 승진을 고집해서는 절대 안 된다.
승진대상자 치고 몇 년 같이 근무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작년에 승진이 못 되었으면 승진 기회 1년 재수를 통해 능력과 업적이 향상되었으면 몰라도, 마찬가지라면 금년의 승진도 더욱 어려워야 할 것이 아닌가?
직장이란 무능한 사람도 승진시켜 주는 인심 좋은 곳이어서는 절대 안 된다.
설사 능력과 노력은 다소 부족하지만 어떻게 승진시켜 주었다 하더라도 그 순간에는 기쁨을 줄지 모르나 결과적으로 볼 때, 업무를 제대로 수행치 못해 계속적인 고민을 안겨 주게 되므로 진정으로 위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승진하지 않았다면 오랫동안 회사생활을 더 할 수 있는 사람을, 순간의 '情'때문 에 능력에 맞지 않은 승진을 시켜 주어, 그것이 후에 더욱 큰 상처와 아픔을 안겨 주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인사문제뿐 아니라 협력업체의 관리도 마찬가지다.
사용부서에서 품질에 관한 문제가 어느 정도 제기되면 우리 회사를 위해서나 협력업체의 분발을 위해서라도 따끔히 이야기해 주고 발주량도 줄여 경고해야 한다.
몇 년 동안 거래해 왔던 인정에 끌리다 보면 회사제품의 최종품질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쌓이다 보면 결국 협력업체도 폐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다.
그러므로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생활 모든 면에서 이것을 차가운 이성과 규정에 의해서만 처리해야 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때로는 훈훈한 인심과 끈끈한'情'도 필요하지만 그러나 훈훈한 인심과 끈끈한 '情'은 당장은 물론 먼 훗날에도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올바른 '正'이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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