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 시장은 지방은행 설립과 관련, “충청, 강원만 지방은행이 없다. 각론에서 4개 시ㆍ도가 다를 수 있으나 현재 중앙의 금융정책에서 지방은행 설립에 비우호적인 만큼 '충청, 강원권 등 지방은행 설립 제안'이라는 제목을 넣자”며 지방은행 설립 공동협력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지당한 말이지만 지방은행 설립 자체를 놓고 충북에선 찬반이 갈린 상태다. 이 문제는 돌아가서 시도 입장을 정리해 실무협의회 거치는게 어떤가 생각한다”며 논의 자체를 거절했다.
이날 회의 좌장을 맡은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방은행 설립에 대해 서로간 이견이 있는 것처럼 비치고 있는데, 대전시가 제기했던 원래 내용이 뭔지 다시 검토하는 쪽으로 했으면 한다”며 “각 지역 내에서 지방은행 설립 문제에 대해 장ㆍ단점을 더 검토해 공동의제를 선택할 지, 개별적으로 할 지 정하자”고 조정하면서 지방은행 설립 논의는 불발됐다.
협의안건으로 제시된 '국회ㆍ청와대 제2집무실 이전 추진'의 문구를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염 시장은 “행정수도 위헌을 결정한 헌재의 의견을 인정한다면 국회 본원을 통째로 옮기거나 하면 안된다”며 “얼마 전 국회에서 의장이 밝힌 국회의 세종시 사무소 설립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시기를 2014년 이후에 논의하자고 했다. 국회 본원을 옮기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한식 세종시장은 “국회 사무실을 옮기면 무슨 실익이 있나. 분원은 어쩌다 국정감사 때 쓰는 것으로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래서 이것을 하려면 국회 본원이 와야 한다”며 염 시장 주장을 반박했다.
이 지사는 이 문제에 대해서도 세종시장의 편에 섰다. 이 지사는 “우리가 대선 후보자에게 공약으로 요구할 때는 크게 나가야 한다”며 국회 본원 이전 추진에 힘을 실었다. 그는 이어 “국회는 본원을 움직이는 것이고, 청와대는 제2집무실이다. 청와대를 옮기면 관습헌법 위배 논란이 있지만, 국회 옮기는 것은 법을 고치면 가능하다”고 맞받았다.
안 지사는 “충청권의 요구로 보면 수도 이전은 대선 후보들에게 장기적 과제로 요청하는 것”이라며 “적법한 절차가 필요하면 헌법 재해석과 개정을 해서라도 명실상부한 수도로서 세종시 건설을 촉구하는 요구안으로 하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염 시장은 “세종시 출범이 얼마되지 않아 수도 이전을 들고 나오면 설득력 있겠느냐”며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와 국회 기능 이전 등으로 용어를 바꾸면 좋겠다”고 재반박했다.
결국, 용어를 바꿔 '국회 기능과 청와대 제2집무실 이전'으로 조정됐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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