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금강의 공주보 인근 곰나루와 백제보 인근에서 촬영된 녹조 모습. [제공=대전환경운동연합] |
지난 11일 본보가 금강의 공주보 인근 지점을 찾아 확인한 결과, 곰나루 일대를 중심으로 뚜렷한 녹조 현상이 목격됐다.
전날 한 차례 비가 내린 뒤여서 녹조 현상이 다소 완화된 듯 보였지만, 여전히 군데 군데 덩어리 진 녹조가 강을 휘감고 있는 모습은 확연했다.
이 보다 앞서 환경단체가 금강에서 확인한 녹조 현상은 더욱 심각했다. 지난 10일 대전환경운동연합이 금강에서 촬영한 사진에서는 공주보와 백제보 인근에서 모두 대규모 녹조 현상이 확인됐고, 특히 곰나루 인근에서는 기름띠가 둘러싼 것 처럼 덩어리 진 녹조가 짙게 깔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문제는 이번 주 지역에 계속된 비가 예보됨에 따라 금강에서 발생한 녹조가 일시적으로 가라 앉을 수 있지만, 비가 그친 이후 날씨가 더워지면 더 심각한 상황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로 인해 녹조를 발생시키는 영양염류의 유입이 증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보 설치로 강물의 흐름이 정체되면서 녹조 번식 가능성도 더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금강을 비롯한 4대강에서 발생하고 있는 녹조의 원인을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정부와 환경당국은 지속된 폭염과 가뭄을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환경운동진영은 4대강 공사로 설치된 보를 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례적인 폭염이 지속되긴 했으나, 전국적으로 담수(湛水)가 아닌 강물에서 최근과 같은 대규모 녹조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라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대전환경운동연합은 13일 논평을 내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금강정비사업을 한다던 정부가 4대강에 광범위하게 발생한 녹조현상의 원인을 폭염과 가뭄 등 기후변화 때문이라 변명하고 있다”며 “이미 남한강에서 비상방류를 시작한 것은 4대강 수질 개선을 위해 수문을 열어야 한다는 환경단체 주장을 인정한 것이지만, 일시적 수문 개방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환경연합은 이어 “비가 와 일시적으로 녹조가 저감될 수 있으나 반대로 침전됐던 영양염류 때문에 녹조가 더욱 심각해 질 수 있다”며 “호수로 변한 강에서 언제든 녹조가 대량 번성할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고, 4대강 전 구간의 보 수문을 상시개방 하는 동시에 수질 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는 보의 철거를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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