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이니 성추문이니 하는 속 뒤틀리는 정치권 소식에 싫증난 국민들에게 더없이 좋은 탈출구가 돼줬던 스포츠 축제. 온 국민을 웃고 울게 했던 감동의 주역들. 우리는 서른셋 송대남의 노장투혼에 환호했고, 오심에도 의연함을 잃지 않았던 박태환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또 올림픽 첫 메달의 꿈을 이룬 축구대표팀과 함께 뛰고 함께 기뻐했다. 지난 4년간 쏟아냈을 선수들의 땀과 노력. 폭염속에서도 밤샘응원을 마다하지 않았던 이유다. 비단 올림픽의 감동은 메달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다. 대회 2연패에 실패한 장미란의 바벨 입맞춤과 남자 핸드볼 윤경신의 마지막 도전은 스포츠정신 이상의 감동을 선물했다.
메달리스트들에 대한 인기만큼이나 그들이 받는 혜택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선수들이 받게되는 포상금은 금메달 6000만원, 은메달 3000만원, 동메달 1800만원. 4년전 베이징올림픽에 비해 20% 인상된 금액이라고 한다.
또 연금제도 개선에 따라 금메달은 매월 100만원, 은메달과 동메달은 각각 75만원과 52만5000원을 지급받게 됐다. 그 외에 연맹·협회 등 경기단체나 기업의 격려금은 덤이다. '비닐하우스의 기적'으로 화제가 된 남자체조 양학선은 총 6억원의 포상금을 거머쥐게 됐다고 한다. 한마디로 메달리스트의 포상금과 연금은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물한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특권인 셈이다.
한편, 국민적 지탄의 대상인 특권도 있다. 일명 '국회의원 연금'이라 불리는 '연로회원 지원금'. 단 하루만 뱃지를 달아도, 보험료 한푼 내지않고도 65세가 되면 매월 120만원씩 따박따박 지급되는 혈세. 19대 국회가 시작되면서 여야가 앞다퉈 '특권 포기'를 공언했지만, 개원 첫날부터 동료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며 불신을 자초한 정치권. '연금법 개정' 추진이 곧이 곧대로 믿기지 않는 까닭이다.
4년 주기의 올림픽과 총선.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메달획득에 성공한 선수는 더 큰 목표를 향해, 그렇지 못한 선수는 메달의 꿈을 키우며 금쪽같은 4년을 계획하고 또 준비할 것이다. 국회의원들에게도 똑같은 시간이 주어진다. 재선을 위한 생색내기 의정활동으로는 4년후 또 한번의 선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국민들은 일하는 국회의원, 믿음과 감동을 주는 민의의 대변자를 원하므로….
황미란·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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