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 |
주택법상 주택이란 가구의 세대원이 장기간 독립된 주택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구조로 된 건축물의 전부 또는 일부 및 그 부속 토지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단독주택과 여러 가구가 사는 공동주택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아파트의 비중이 1970년대 전체주택의 1%미만에 불과했으나 2000년에 50%, 2010년에는 59%로 크게 높아졌다.
왜 이런 현상이 지속되어 왔을까? 주택은 경제적 수단으로 보면 두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사용가치며 다른 하나는 교환가치 혹은 투자가치다. 지금까지 주택에 대한 인식은 사용가치보다는 교환가치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으며 교환가치가 가장 큰 주택유형이 아파트인 것이다. 실제로 아파트가격 상승은 소비자물가나 임금상승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에 부의 축적 수단이 되었다.
정부의 아파트건설 장려정책은 주택보급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건설업자입장에서는 동일한 구조의 주택을 수직으로 건축함으로써 개발에 따른 수익을 가질 수 있다. 수요자입장에서는 생활의 편리성, 독립성, 보안성 등의 장점과 환금성, 안정성, 수익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주택시장의 흐름은 어떠한가? 경기침체로 인해서 주택거래시장은 지금 침체에 있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 자산 가치가 하락하고 과거처럼 아파트가 돈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늘고 있다. 중대형 주택 규모 보다는 소형 위주와 기능을 중시하고, 주택 소유보다는 이용을 중시하며, 주택구입 보다는 임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이에는 1~2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추세 등 인구구조학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정부는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으로 민간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건축과 집의 다양성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가고 있다. 획일적인 아파트 문화에서 벗어나 좀 더 여유 있고 자연 친화적인 환경을 추구하고 있다. 그래서 도시를 벗어난 전원주택을 찾아 나선다. 그동안 우리는 도시화와 산업발전과 더불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왔다. 이제는 복잡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한옥을 찾아 나선다. 전통가옥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이왕이면 멋과 실용성을 접목시키려 한다. 2개의 주택을 맞붙여서 지은 소위 땅콩주택을 지어 토지가격과 건축비를 절감하는 절약형 주택이 지어지고 있다. 또한 주택골조를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주택이 등장하고 있다.
주택유형과 수요에 대한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에 대한 대책과 지원 방향이 제대로 되지 못해 나타나는 문제점이 있다. 정부가 도시형생활주택의 건축요건을 지나치게 완화하여 나타나는 주차와 교통 혼잡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다. 소음문제나 주민공동이용시설 부족 등 열악한 주변 환경도 문제가 되고 있다.
다양한 주택유형의 보급을 위해서는 대출에 대한 제도적 보완장치의 검토가 필요하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인 경우 감정가격의 60%이상을 대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단독주택은 감정평가도 낮은데다가 방이 많으면 많을수록 전세나 월세를 놓을 수 있다고 보아 대출금액이 크게 줄어서 선호도가 낮은 것이 현실이다.
주택시장의 여건과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요즘, 아울러 삶의 필수적 요소인 주택에 대한 수요자 인식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정부는 아파트만이 아닌 다양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정책방향을 세워야 할 것이며, 건설사들도 건축적인 면에서는 경직되고 획일화된 주택 유형을 다양화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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