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서슬에서 전통시장이 살 길은 특성화밖에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설현대화 사업을 거쳤지만 여전히 불리한 조건은 감출 수 없다. 하지만 시원한 냉방시설 대신 마술공연, 버블쇼, 마임공연 등 눈요깃거리로 더위를 식혀주는 것도 바로 차별화다. 전통시장 살리기의 동력은 사람을 많이 끌어들이는 것이 출발점이다. 홍성에서도 요즘 전통시장 '문성성시'로 수도권 방문객을 사로잡고 있다. '지역사랑운동' 차원에서 시작해 외연을 넓힌 결과다.
'소서', '입추' 등의 행사를 통해 가능한 것은 간접 홍보효과나 참여자의 확대, 그리고 매출 확대다. 지난번 '소서' 편에서 아이스카빙쇼, 떡 만들기, 퓨전 국악 등은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를 선보여 호평받았는데, 24절기의 특색을 앞으로 보다 강화한다면 좋겠다. 레퍼토리의 다양성만 추구하다 보면 행사가 자칫 산만해질 우려가 있다. 상가번영회를 비롯해 상인들의 마인드도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바뀌길 기대한다.
지역민과 관광객이 소통하는 문화공간으로 시장이 거듭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백미백선'을 절기 별로 안배하면서 지역 브랜드로 확실하게 각인시켜야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시장문화축제와 함께 명승길 투어, 야시장 아트마켓 등도 잘 살려볼 가치가 있다. 역사 자원과 간고등어, 안동국시 등 지역 먹거리를 배합한 안동, 기차마을과 전통시장을 한데 묶은 곡성, 크루즈관광객을 전통시장에 유치하는 제주의 사례도 두루 참고해 보기 바란다.
소프트웨어적인 접근도 물론 필요하다. '만원 장보기'와 같은 행사는 지역시장 이용 습관을 들이는 데 유용한 방법이다. 소셜미디어를 선용한 '전통시장 장보기' 놀이로 젊은층의 관심을 유도한다든가, 대도시 주부들을 초청해 장보기 행사를 벌이는 방법도 시도해볼 만하다. 유명 관광지의 인프라, 즉 주말 나들이 코스와 연계해 '토요시장'을 개장하는 방법도 추천하고 싶다. 시장 활성화는 결국 규모와 효과를 키울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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