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구에 설치된 멀티공중전화부스가 불법승인으로 말썽이다. |
9일 동구청과 업계에 따르면 올 초 KT링커스가 제안한 멀티공중전화부스 설치에 대해 용전동과 성남동, 자양동, 홍도동 등 4곳에 설치승인을 내줬다. 문제는 대전 곳곳에 설치된 공중전화부스는 이미 승인을 받은 상태로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멀티 개념을 도입해 부가 설치한 IBK 기업은행의 현금지급기다.
승인을 위해서는 IBK 기업은행이 별도의 도로점용 허가를 신청해야했다. 하지만 KT링커스(주)와 IBK 기업은행은 이 같은 유형의 부스설치에 대해 동구청의 별다른 제재없이 허가를 받았다.
이는 올 초 국토부가 내린 지침 사항을 무시한 처사로, 불법 시설물로 분류된다. 국토부는 올 초 일선 지자체의 멀티 공중전화부스 설치에 대해 불법이냐, 합법이냐를 놓고 문의가 빈발하자 지난 2월 '공중전화 점용업무 처리알림' 공문을 광역지자체 등에 보낸 바 있다.
공문내용을 보면, 일체형이 아닌 결합형(각 기종별 분리가 용이)인 경우 시행령 제28조의 점용허가 기준에 따라 해당 지자체가 종합적으로 검토해 점용허가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다만 점용 허가때 각 시설물의 주체별로 각각 점용신청 및 허가를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결국 이미 허가를 받은 KT링커스(주)와 함께 IBK 기업은행도 별도 허가 신청을 냈어야 합법적이라는 얘기다.
동구청과 달리, 나머지 4개 구청은 현재 허가를 내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설치된 서구 2개와 유성구 1개, 대덕구 1개 부스의 경우, 도로점용 용지가 아니어서 동구와 같은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구청 관계자는 “올 초 KT링커스 관계자가 멀티 공중전화부스 설치에 대해 검토를 요청해 설치 허가를 내줬다”며 “기존 시설물 주체자가 제안하다보니, 기업은행 현금지급기가 법적으로 문제될 줄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대전의 다른 구청 관계자는 “멀티 공중전화부스 설치에 대해 올 초 제안을 받았지만, 아직 검토 중”이라며 “공공시설에 상업시설이 결합되는 것에 대해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로관리청에 결합형 시설물에 대해서는 반드시 점용허가를 받고 설치하도록 지시했고, 이를 어길 시 감사처분을 받아야 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KT링커스와 IBK 기업은행은 합법적인 허가절차를 다시 밟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KT링커스는 올해 신규 사업으로 전국에 1530여개의 멀티형결합부스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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