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듯이 한일전은 역사적인 명승부를 펼쳐왔다. 그 명승부에는 승자가 있고 패자가 있다. 그러나 패자의 위치가 많았던 일본으로선 1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은 그야말로 설욕의 무대다.
일본 대표팀 선수들은 이번에야말로 한국에 진 빚(?)을 갚아 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하지만 '트라우마'는 쉽게 극복할 수 없는 법! 과연 일본이 한국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이길 수 있을까?
일본의 각오는 만만치 않다.
일본 축구대표팀은 지난 2008년 사우디에서 열린 AFC U-19 8강전에서 한국을 만나 0-3으로 그야말로 완패했다. 이 당시 뛰었던 FW 나가이, GK 곤다, MF 무라마쓰가 있다. 이들은 그 날의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 아니 잊을 수 없다.
이 당시 뛰었던 MF 우사미, DF 사카이, FW 스기모토가 현재 런던올림픽 팀에 있다. 이들도 역시 그 날의 악몽을 기억한다. 두번이나 세계로 진출하려던 길목에서 끝내 넘을 수 없었던 '벽' 대한민국. 아시아에서의 굴욕은 그들에게 '패배의 세대'라는 오명을 붙였다.
무라마쓰 선수는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힘들 때, 지고 있을 때 아시아에서 맛본 굴욕을 떠올리고 이겨왔다”며 절치부심 한국과의 결전의 날을 기다려 왔음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다.
나가이 선수도 “한국에게 져서 한판 승부의 어려움과 분한 마음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동메달이라는 결과를 내서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는 것을 한국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설욕'을 다짐하고 있는 일본에게 기회는 왔다. 하지만 대한민국도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대한민국 대표팀에겐 일본이 가지고 있지 않은 '한국인 특유의 정신력'이 있다. 그것은 기술적, 육체적인 능력을 뛰어넘는 그 이상의 것이다. 일본과 만나면 부글부글 끓는 설명할 수 없는 한국인의 피와 열정이 있다.
이와 함께 메달을 따면 병역 특혜도 주어진다. 병역문제 해결이 절박한 선수들의 입장에선 이 달콤한 열매를 절대 그냥 놓칠 수 없다. 일본전을 사력을 다해 뛰게 만드는 당근이다.
기성용과 구자철 등 우리나라 선수들 모두는 “반드시 일본을 꺾고 메달을 걸고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다”라는 확고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일본은 설욕을 노린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에겐 반드시 이긴다는 전술을 뛰어넘는 그 무엇(?)이 있다.
'설욕'과 '그 무엇'의 대결은 11일 새벽에 펼쳐진다. 그 결과는 또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이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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