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암천은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이다. 어느 곳보다 환경보전에 신경 써야 할 곳에서 생태계 위기를 경고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계룡터널 폐수 방류구부터 마암천 하류 1㎞ 구간엔 죽은 물고기들이 둥둥 떠다닌다. 이 물을 끌어다 쓰는 인근 농경지의 바닥은 하얗게 변했고 죽은 물고기들이 널려 있다.
당초 계룡터널 공사를 하면서 환경과 생태적 영향을 최소화한 환경친화적 건설을 하고 있다고 자랑해왔다. 설계단계부터 환경단체와 환경전문가로 구성된 '환경생태모니터링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번에 떼죽음 당한 물고기들을 보고도 과연 '가장 환경친화적으로 건설한 터널' 이라고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환경단체의 주장대로 시공사 측이 '정확한 원인이 나와야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면 곤란하다. 지난 4월 사태 때 관계기관의 수질분석 결과 '특정유해물질 불검출'로 나온 전례는 있다. 하지만 흙탕물을 일으키는 것만으로도 햇빛 투과를 막고 물고기들에게는 생명의 위협이 된다. 더욱이 주민들은 지하수 오염을 걱정하고 있다.
계룡산 터널이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혔을 때 철도시설공단은 친환경 공사를 약속했었다. 그때의 약속을 상기하고 반드시 실행에 옮기기를 바란다. 하루속히 원인 규명을 하고 재발 방지 대책과 함께 근본적인 생태계 보전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