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축구 준결승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선수들이 0-3으로 패한 뒤 박주영이 선수들을 불러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에 막혀 사상 첫 올림픽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브라질과 4강전에서 전반 호물로의 결승 선제골에 이어 후반 레안드로 다미아오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0-3으로 무너졌다. 결승 문턱에서 주저앉은 대표팀은 은메달 확보에 실패하며 사상 첫 메달도 다음 경기로 미뤘다.
대표팀은 오는 11일 멕시코에 1-3으로 진 일본과 카디프 시티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동메달을 놓고 3, 4위 전에서 격돌한다. 밀레니엄 스타디움은 대표팀이 영국을 꺾고 4강 진출을 확정한 곳이다.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펼쳤던 영국과 8강전의 후유증을 넘지 못했다. 대표팀은 풀타임을 소화해 체력이 떨어진 붙박이 공격수 박주영(아스널)을 빼고 김현성(서울)을 투입했다. 8강전에서 부상을 입은 수비수 김창수(부산)과 골키퍼 정성룡(수원)을 대신해서도 오재석(강원)과 이범영(부산)을 선발로 내보냈다.
오재석이 버틴 오른쪽 수비가 잇따라 뚫리며 흔들렸다. 19분 오재석의 백패스가 약하게 흐르며 상대 공격수 레안드로 다미아오에게 단독 기회를 내줄 뻔했다. 22분에는 산드로의 중거리슛을 이범영이 가까스로 쳐냈다.
불안한 리듬을 이어가던 대표팀은 결국 전반 37분 선제골을 내줬다. 김현성(서울)이 상대 에이스 네이마르에 공을 뺏기면서 브라질의 빠른 역습이 시작됐다. 네이마르-오스카의 신속한 패스에 이어 호물로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날린 땅볼슛이 골키퍼 이범영(부산)의 가랑이 사이를 빠져나갔다.
후반에 들어간 대표팀은 초반부터 공격의 고삐를 당겼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후반 3분 지동원의 슛이 허공에 떴고, 김보경이 골 지역에서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졌지만 심판의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동점골 기회를 놓친 대표팀은 이후 잇따라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12분과 19분 레안드로 다미아오에 연속골을 허용했다. 네이마르가 잇따라 한국 진영 오른쪽을 공략하면서 수비진이 흐트러졌고, 레안드로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대표팀은 이후 김현성을 빼고 박주영을 투입했지만 끝내 영패를 면하지 못했다.
결승행이 무산된 대표팀은 3, 4위 전에서 숙적 일본을 상대로 사상 첫 메달에 재도전한다. 일단 한국에게 있어 가장 절실한 것은 체력회복이다.
브라질전에서 아쉽게 패배한 뒤 홍명보 감독은 “체력이 떨어지면서 집중력도 함께 떨어졌다”고 말해 체력적인 문제가 홍명보호의 발목을 잡았음을 실토했다.
영국과의 8강전에서 연장을 넘어 마지막 승부차기까지 가는 대접전을 펼치고 카디프, 맨체스터까지 장거리를 이동해야 했던 한국은 체력면에서 많이 불리하다.
브라질전에서 지친 모습으로 교체된 구자철과 교체카드가 모자라 끝까지 뛴 기성용의 체력저하가 우려되고 골키퍼 정성룡의 완전한 부상 회복여부도 관건이다. 한국이 경기를 잘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일본의 빗장수비를 어떻게 풀어헤치느냐에 달려있다.
일본은 멕시코와의 4강전까지 단 1실점했을 뿐이어서 수비에 관한한 이번 올림픽에 참여한 팀들 중 최고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동메달을 획득한다면 사상 첫 올림픽 메달과 동시에 병역면제 혜택을 얻게 되지만 패해서 4위를 하면 아무것도 쥐는 게 없다.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런던 올림픽에서 숙적 일본에게 다시 한 번 한국인의 무서운 정신력을 보여줄 더없이 좋은 기회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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