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월드(O-World)가 이달 개최 예정인 맥주축제가 자칫 '음주운전 축제'로 전락할 위기다.
맥주축제 장소가 시내권에서 떨어진 외곽이다보니 버스 노선도 부실한데다 대리운전도 구하기 어려워 음주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오월드는 오는 11일부터 19일까지 맥주축제를 오월드 플라워랜드 야외공연장에서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개최한다.
오월드는 맥주와 함께 전통공연단의 공연과 인디밴드 공연, DJ플래잉 등 맥주에 음악과 공연을 곁들이는 축제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술이 어우러지는 축제이지만 음주에 대한 대책은 부실하다.
현재 오월드를 경유하는 버스노선은 6개 정도. 하지만 이들 대중교통은 대부분이 축제가 마무리되는 이전인 밤 10시면 막차가 끊긴다.
오월드는 임시 대책으로 5대의 셔틀버스(배차간격 30분)를 운영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2개의 노선을 운영하며, 시청을 오가는 노선과 서대전네거리역까지 오가는 노선을 운영키로 했다.
하지만 30분에 40여명을 실어나르는 수준의 임시방편으로는 음주 운전자를 차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노선이 2개 노선에 불과해 동구나 대덕구, 유성구 등 거리가 먼 지역의 시민들은 이용에도 불편이 따른다.
더욱이 외곽지역이다보니 대리운전도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평소에도 오월드는 시내권이지만 외곽지역이어서 대리 운전 기사들이 진입 자체를 꺼리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대전도시공사는 대리운전 업체들에게 협조를 요청했지만, 대리운전 기사들이 개인사업자여서 협조 여부는 미지수다.
지역의 A대리운전 관계자는 “시내권이지만 나올수 있는 차편도 없고, 거리가 멀어 기본요금을 이야기하면 대리기사들이 피하는 지역”이라며 “오월드를 다녀오느니 같은 시간에 2곳의 시내권을 운행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오월드 이용객 상당수가 가족단위 이용객인만큼 맥주축제의 적합성 여부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시민 이모(45ㆍ중구 원동)씨는 “가족단위로 가서 아이들은 뛰어놀도록 하고, 어른들은 맥주를 마시는 축제는 그림이 이상하다”며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놀이공원인데 취한 어른들이 음주운전까지 하는 이상한 진풍경이 펼쳐질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오월드 관계자는 “오월드의 야간 조명과 시설이 훌륭해 이를 활용한 여름밤 축제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음주에 따른 대리운전은 연합회와 구두상으로 협조를 요청했으며, 30여명까지 확보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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