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수 건양대 총장 |
메달에 입맞춤하며 환하게 웃는 그들의 '오늘'이 있기까지의 과정을 들어보면 한 편의 드라마같은 경우도 많다. 필자의 고향인 논산 출신 오진혁 선수는 32살의 나이에 금메달을 땄는데, 부진한 성적으로 오랫동안 실의에 빠져있다가 절치부심하여 이뤄낸 값진 성과라고 한다. 다른 사람들이 은퇴할 나이인 34살에 올핌픽에 첫도전해 유도에서 금메달을 딴 송대남 선수도 무릎 연골이 다 닳아 없어진 상태였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일구어 냈다고 한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젊은 나이에 촉망받는 선수였지만 오랜 슬럼프에 빠져 실의의 나날을 보내다 이를 극복하고 인간 승리를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이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꿈과 목표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지난 봄 우리 대학 신입생들이 동기유발학기 중에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운영하는 캠프에 참여했는데, 거기에서 '꿈 너머 꿈'이라는 인상 깊은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꿈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거기에 머물고 말면 이루어진 꿈마저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젊었을 때 일찌감치 승리를 맛보고 거기에 만족하고 말았다면, 더 큰 세상에 나가 우승할 기회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젊었을 때보다 더 부진한 성적이 계속되었어도, 꿈 너머 꿈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세계에서 제 1인자가 되는 더 큰 꿈을 이루게 된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희망이란 눈뜨고 있는 꿈이다'라고 했듯이 꿈만 잃지 않는다면 자신의 희망하는 바가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이다. 꿈이 없는 사람, 꿈을 잃어버린 사람에게는 희망도, 미래도 없는 것이다. 그리고 작은 꿈에 만족하지 않고 꿈 너머 꿈을 향해 쉼없이 가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일단 내가 꿈을 이루게 되면, 내가 성취했던 꿈이 전파되어 또 다른 사람의 꿈이 된다고 한다. 이번 올림픽 수영에서 금메달을 딴 중국의 쑨양 선수가 박태환 선수를 롤 모델로 삼아 자신의 꿈을 이루었다는 기사가 대서특필되기도 했는데, 한 사람의 꿈이 '꿈 너머 꿈'이 되어 다른 사람에게로 옮겨간 것이라 할 수 있다.
목표한 메달을 이미 초과 달성하여 우리 국민들에게 많은 기쁨을 안겨주고 있는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이번 성과 역시 어린 선수들에게 '꿈 너머 꿈'으로 전파되어 다음 올림픽에서도 역대 성적을 능가하는 승전보를 계속 울려 주었으면 한다.
여든이 넘은 나이지만, 나 역시 '꿈 너머 꿈'을 계속 꾸고 있다. 대학과 병원을 운영하면서 하나의 목표가 이루어지면 또 다음 목표를 세우고, 그것이 이루어지도록 온 힘을 다해나가는 것이 내 삶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나이 든 사람도 이러할 진대, 젊은 사람들에게 꿈이란 훨씬 더 많은 것을 성취하게 하는 보물상자와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이러한 '꿈 너머 꿈'이 개인적인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더욱 중요한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나라의 역대 대통령들이 번번이 임기말에 비참해지는 이유도 일단 대통령이라는 꿈을 이룬 뒤 후속되는 꿈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올림픽 경기를 지켜보면서 이야말로 각본 없는 드라마며 온 국민을 하나 되게 하는 엄청난 교육적 효과를 발휘하고 있음을 느낀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국민들뿐만 아니라 정치인들도 그동안 잃어버렸던 꿈을 되찾아 희망의 메시지를 읽어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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