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을 '바쁘게' 보낸 남자들의 노후는 매우 슬프게도 그리 따뜻하지 않다. '뿌린대로 거두리라'라는 명제는 어디서나 통한다. 여성성을 잃어버린 아내는 어떤 말에도 무덤덤하고 자식들은 두꺼운 벽을 둘러치고 대화를 꺼린다. 바로 이때부터 중년의 고독은 시작된다. 외로움에 몸부림쳐 봐야 이미 늦은 일이다. 이처럼 일상에 지친 남자들이 즐겨 찾는 휴식처 중 하나가 낚시터다.
하지만, 가장 조용해야 할 낚시터가 시끌벅적 난장판이라면 어떨까? 짜릿한 손맛, 쫀득한 입질, 배꼽 낚는 월척 뮤지컬 '락시터'가 오는 31일부터 10월 1일까지 대전 가톨릭문화회관 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락시터'는 희곡작가 이근삼씨의 원작 '낚시터 전쟁'에서 모티브를 얻어 위성신 연출이 직접 극본화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낚시터에서 벌어지는 황당한 에피소드를 신나는 넘버와 탄탄한 드라마로 연출해 호평을 받았다. 어깨가 무거운 30대 가제복과 마음만은 늘 청춘인 60대 오범하가 낚시터에서 벌이는 에피소드를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유쾌, 통쾌하게 그려낸다.
마음만은 늘 청춘인 60대 남자 오범하와 세상의 짐으로 어깨가 무거운 30대 남자 가제복, 성격과 사는 모습이 너무나도 다른 두 남자가 유일한 공통의 취미는 바로 낚시다.
서로 티격태격하며 낚시를 하며 나누는 오범하와 가제복의 대화, 요금징수원, 불륜 남녀, 껌파는 할머니 등 낚시터에서 만나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과 부딪히며 벌어지는 해프닝은 공감과 웃음을 자아낸다. 공연문의 1599-9210, 전석 3만 5000원, 청소년 1만 7500원. 평일 오후 8시(월요일 공연없음), 토요일 오후 4시ㆍ7시 30분, 일요일 오후 3시ㆍ6시 30분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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