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상의를 벗고는 상점에 들어간 청소년들이 담배 뚫기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는 일은 어렵지 않다. '뚫는다'는 청소년들이 담배나 주류 등을 살 방법을 찾는다는 뜻의 은어다.
지난 6일 오후 7시께 천안시 두정동 A편의점에는 한 눈에 봐도 앳된 담배 손님들이 넘쳤다.
정모(17)군은 “예전엔 편의점 아르바이트 친구가 있어 담배 구입이 수월했다”며 “미성년자인지 알면서 판매하는 곳이 꽤 된다. 귀찮다는 이유로 신분증 확인을 잘 하지 않는다”며 자리를 떴다. 하지만, 업주들은 덩치가 큰 청소년이 어른처럼 옷을 차려입거나 화장까지 짙게하면 나이를 식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 군에게 담배를 판 A편의점 관계자는 “요즘 청소년들은 건장한 체격과 성인과 구분하기 어려운 얼굴로 착각하기 쉽다”며 “의심돼도 야심한 시간에는 오히려 위협을 느껴 신분증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담배를 끊겠다며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전자담배는 일부 청소년사이 합법적인 흡연도구로 전락하고 있다.
담배냄새가 나지 않는데다 정부도 청소년에게 판매를 금지하고 나섰지만 많은 판매점들이 얄팍한 상술로 오히려 확산일로에 있다.
최모(18)군은 “중학교때부터 담배를 피웠는데 금연을 위해 전자담배를 샀다”며 “담배 냄새도 안나고 휴대도 간편해 학교 화장실에서도 피운다”고 말했다.
윤모(17)양은 “전자담배가 커피나 과일향 등 다양한 종류의 액상 카트리지가 있어 인기가 좋은 편”이라며 “학교에서 들켜도 끊으려는 과정이라고 말하면 오히려 이해해주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일부 전자담배를 10대가 피우면 향후 부작용 등이 발생하는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 견해다.
천안교육지원청 보건담당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금연 보조제로 니코틴 흡입량이 높은 전자담배를 선택하는 것은 오히려 흡연량을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천안=윤원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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