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에서 시작된 녹조가 팔당댐에 이어, 한강 서울구간까지 번지면서 수도권 시민들의 수돗물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독성물질인 남조류를 처리할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거치지 않고 팔당호의 원수를 가져다 쓰는 경기도 일대는 수돗물에서 악취가 나는 불편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녹조현상이 나타났던 북한강은, 6일 오후 상수원보호구역인 조안면 삼봉리, 진중리를 거쳐 하류 쪽으로 내려올 수록 더욱 녹색은 진해졌다. 이는 곧 팔당댐에 이르자, 강물에 마치 초록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청록색에 진한 막이 식수원 호수를 완젼히 덮어버린 꼴이 되었다.
북한강의 녹조는 주로 남조류의 일종인 '아나베나'가 퍼져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 남조류에서 생성되는 '지오스민'이라는 물질은 제대로 정수처리 하지 않으면 역겨운 흙냄새와 같은 악취가 난다. 더욱이 큰 문제는 이러한 남조류가 과다증식을 하게 되면 녹조류, 규조류 등 다른 조류와 달리 세포 안에 독소물질을 생성하는 빈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국민의 건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 1일부터 잠실수중보 인근 5개 취수원에서 수질을 측정한 결과 구의, 암사, 풍납취수원 3 곳이 조류주의보 발령 기준을 넘겼다. 내일 예정된 수질 측정 때도 5개 취수원 가운데 한 곳이라도 기준치를 넘기면 조류주의보가 발령될 것으로 보인다. 조류주의보가 발령되면 수돗물을 3분 이상 끓여 먹어야 하고, 한강에서 수상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
현재 팔당에서 하루에 경기도에 공급하는 식수량은 365만t이다. 이 중 294만t을 수자원공사가 공급하고, 나머지 71만t은 자치단체가 팔당호 등에서 곧바로 취수해 주민들에게 공급한다. 그러나 수공이 공급하는 294만t 가운데 정수처리를 거친 물은 하루 197만t이고, 97만t은 조류가 뒤섞인 채 원수 그대로 공급한다. 97만t에다 시·군이 직접 취수하는 71만t까지 모두 168만t(약 46%)이 제대로 정수처리되지 않은 채 가정에 공급되고 있다. 수공에서 원수를 공급하는 경기도 시·군은 15곳(수원 성남 부천 용인 안산 안양 광명 군포 광주 하남 의왕 양평 과천 남양주 구리)으로, 식수 인구는 731만여명에 이른다. 경기도는 팔당호 원수의 정수를 위해 7개 시·군의 지방정수장 22곳에 고도처리시설을 갖추도록 정부에 10여차례 요구했으나 수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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