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신규 구매자가 몰리면서 설치 기사들의 일손 부족으로 지연되기 일쑤인데다가 이미 설치된 에어컨의 하자에 따른 수리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신규 에어컨 수요가 몰리면서 소비자를 기만하는 악덕 상술까지 판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6일 대전부주교실에 따르면 최근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고 10일 이상 열대야까지 이어지면서 에어컨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이에 따른 소비자 민원도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다.
설치 지연이나 하자 수리 지연, 수리비 과다 계상, 판매제품 또는 가격 눈속임, 제품 불량 등 다양한 민원이 급증하는 상황이다.
에어컨 제조업체들은 지난 6월만 하더라도 계속된 경기불황과 정부의 에너지 절약정책에 따라 판매 실적이 예년에 크게 못 미쳐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최근 무더위로 인해 에어컨을 구매한 소비자가 급증,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대형마트나 가전제품 전문매장은 연일 에어컨 판매 실적 수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달 29일 하이마트는 창사 이래 최대인 1만4775대 에어컨을 판매했다. 이는 기존 하루 최고 판매량이던 지난해 6월 19일의 1만123대보다 46%나 증가한 것이다.
이마트 역시 지난달 20일부터 30일까지의 에어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9.2%나 급증했다.
롯데마트도 지난달 24일부터 일주일간 에어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5.4%나 증가하며 '폭염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하지만 수요 폭증은 소비자 민원 급증이라는 부작용까지 몰고 왔다.
예상치 못한 수요 급증으로 설치나 수리 등 상황대처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돈벌이에 눈먼 몰지각한 판매업자들로 인해 소비자들의 가슴에 멍이 들고 있다.
소비자 민원 상담 사유를 보더라도 수요 급증에 따른 설치기사 부족으로 웃돈을 요구하는가 하면 부풀려진 가격표를 붙여놓고 판매하고, 제품 하자에 따른 수리 지연 등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신규 설치 수요가 밀리면서 급한김에 제조업체나 판매업체로부터 지정되지 않은 개인사업자에게 의뢰할 경우 AS가 제대로 안 되는 경우도 허다한 상황이다.
대전주부교실 이향원 소비자국장은 “최근 폭염이 이어지면서 에어컨 수요가 급증했지만 소비자 민원도 다양하게 제기되는 실정”이라며 “AS나 품질보증규정 등을 꼼꼼하게 챙기고, 하자 발생시 소비자분쟁 규정을 확인해 상담을 의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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