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취업생과 고시생, 수험생들이 올림픽증후군과 폭염으로 지쳐가고 있다.
제30회 올림픽에 열리는 영국 런던과 8시간 시차 때문에 주요 경기 중계방송이 심야 시간 대에 몰리면서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밤잠을 설치는 이들이 속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한남대 4학년 김 모(23)씨는 “한국 선수들의 주요 경기가 자정 이후 새벽까지 1,2시간 간격으로 줄지어 있다보니 '하나만 더보자'는 생각에 밤을 새우고 있다”며 “시험이 몇 달 남지 않는 상황인데 큰일”이라고 말했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9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수험생 학부모들도 올림픽 경기를 챙겨보는 자녀로 인해 애를 태우고 있다. 재수생 자녀를 둔 최 모(49)씨는 “아이가 시간대별로 메모를 해놓고 새벽까지 경기를 본다”며 “수능 시험이 코앞인데 졸음과 피로 누적으로 생활리듬이 깨져 성적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온이 30℃를 웃돌자 낮에는 폭염과 저녁에는 열대야와 싸우고 있다.
정부가 올 여름 전력부족사대 발생에 대비, 공공기관 실내 냉방온도 28℃ 이상, 적정온도 26℃ 이상 등을 각각 유지하라는 지침이 내려져 대전권 대학 홈페이지에는 '도서관과 강의실이 덥다'는 불만의 글로 가득하다. 교육과학기술부가 6일 또 다시 '전력위기 주의 단계로 모든 구성원은 전기 사용자제를 당부한다'는 긴급 요청 공문을 각 대학에 전달, 도서관이나 강의실 실내 온도에는 당분간 26℃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충남대 박사과정 정모(31)씨는 “학부생때에는 한 여름에는 도서관이 가장 시원해서 하루 종일 건물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됐다”며 “그러나 올해는 폭염속에서도 실내온도 26℃ 이상 유지 정책으로 도서관이 찜통 속”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