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수해복구 도로 '또 균열'

금산 석동저수지 이설道 지반침하… 공사비 짜맞춘 시공·부실감독 원인

금산군 남이면 석동저수지 이설도로 수해복구 공사가 전반적인 조잡, 부실시공이라는 지적이다.

▲ 수해복구 공사를 마친 남이면 석동지 이설도로. 지반 침하가 진행되면서 도로에 커다란 균열이 발생했다.

당초 설계보다 늘어난 공사물량을 공사비 증액 없이 시공사에 부담을 떠넘긴 원인이 크다는 분석이다.

농촌공사 연기대금지사가 발주한 이 공사는 공사비 3억2000만원으로 서산 업체인 G사가 시공을 맡았다. 이 공사는 기존에 개설한 이설도로 중 80m 정도의 도로구간에서 지반침하가 진행돼 수해복구공사로 추진됐다.

지난 7월말 준공을 목표로 진행한 이 현장은 현재 옹벽설치와 콘크리트 포장공사를 모두 마쳤다. 그러나 준공을 앞두고 도로 상단부 연결도로 부분에서 또 다시 지반침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지반이 침하되면서 그 여파로 도로 곳곳이 폭 3mm에서 넓게는 1cm 정도 갈라지는 균열현상이 심각한 상태다.

철재가드레일 대신 설치한 L형 콘크리트 블록도 지반침하 영향으로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도로와 L형 블록에서 확인되고 있는 노면 균열은 짧게는 3m에서 길게는 9m 정도까지 이어졌다. 이는 흔히 콘크리트 양생과정에서 발생하는 균열과 다른 모습으로 지반침하가 원인이라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포장을 마친 콘크리트 도로바닥 노면 또한 덜컹거림 현상이 심해 비포장도로를 연상케 하고 있다. 이 같은 조잡, 부실시공의 원인은 늘어난 공사비를 증액하지 않으려는 무리한 설계변경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이 현장의 도로포장 공사는 처음 80m에서 주민들의 요구로 46m가 늘어나 126m를 시공했다.

공사물량이 늘어나면 공사비도 그 만큼 늘어야 한다. 하지만 농촌공사는 공사비를 늘리지 않기 위해 4m로 설계된 콘크리트 옹벽을 3.5m로 낮췄다. 또 철재형 가드레일을 설치하는 대신 L형 콘크리트 블록으로 설계 변경해 공사를 마무리했다.

이렇게 해서 일부 공사비를 줄이기는 했지만 실제 투입된 공사비는 이 보다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늘어난 공사비 부담을 시공사가 떠안으면서 조잡, 부실시공으로 이어졌다는 시각이다.

공사 현장을 지켜 본 한 주민은 “다짐도 제대로 하지 않고 공사를 했다. 그렇게 하면 다시 주저 앉는다. 하나마나한 공사라고 문제를 제기를 했었다”며 “공사비에 짜맞춰 시공한 결과”라고 부실공사의 원인을 귀띔했다.

금산=송오용 기자 ccms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