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범죄예방 스티커 '사기꾼 표적'

천안 업자들 부착지역 돌며 “CCTV 설치 안하면 벌금” 강매

경찰이 범죄예방을 위해 상가밀집지역이나 현금취급업소 등에 붙여놓은 가짜 폐쇄회로(CCTV) 설치 스티커가 일부 사기꾼들에 의해 범죄표적이 되고 있다.

▲ 경찰이 천안지역 내 현금취급업소 등에 방범용 폐쇄회로 설치 경고 문구 스티커를 붙였지만, 오히려 사기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5일 천안지역 자영업자들에 따르면 경찰이 올 들어 일부 상가에 '방범용 폐쇄회로 촬영중 경찰집중순찰구역'과 '블랙박스 24시간 촬영 중'이라는 가짜 스티커를 붙여 범죄예방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상가지역 내 좀도둑이 들끓고 차량절도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자 이를 사전에 차단하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거짓 스티커를 붙여 놓은 것.

경찰은 이 스티커로 거액의 폐쇄회로 설치비용 대신 범죄예방 효과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폐쇄회로 설치 업자 등으로 추정되는 사기꾼들의 범죄표적이 되고 있다.

실제 지난 1일 오후 1시께 20대로 보이는 청년이 A상가에 들어와 경찰스티커가 붙은 상가는 반드시 폐쇄회로를 설치해야 한다며 이유 등이 적힌 설명서와 계약서를 내밀었다.

이들은 경찰 스티커를 가리키며“폐쇄회로 없이 가짜로 스티커를 붙이면 다음 달부터 벌금을 물게 된다”며 협박했고, 업주들은 “그런 법이 어디 있냐”고 승강이를 벌였다.

이들이 되돌아간 뒤 업주는 경찰에 벌금여부를 확인했고 거짓임이 드러났고 이같은 피해는 쌍용동 지역만도 20~30곳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주 B(35)씨는 “경찰이 붙여놓은 스티커가 가짜지만 여성이나 노인 등이 운영하는 상가 등을 대상으로 경찰을 핑계삼아 사기행각을 벌이는 것 같다”며 “폐쇄회로를 묻고 다녀 제2의 피해도 우려된다 ”고 말했다.

경찰관계자는“절도사건 예방차원에서 스티커를 제작, 현금취급업소와 차량 등에 배포했다”며 “앞으로 지역 순찰활동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천안=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