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아람<사진 오른쪽>과 최인정<왼쪽>이 4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 중국과의 경기에서 패하고 은메달을 차지한 뒤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피스트에서 끌려나온 뒤 밤잠을 설치며 괴로운 시간을 보내야 했던, 신아람은 좌절할 수가 없었고, 결국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며 세계 펜싱계를 감동시켰다.
신아람은 지난 5일(한국시간) 정효정(28ㆍ부산시청), 최인정(22ㆍ계룡시청), 최은숙(26ㆍ광주서구청)과 함께 영국 런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전에 나섰다.
중국에 패해 아쉽게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펜싱 에페 단체전 역사상 처음으로 결승전에 진출한 데다 '1초 오심'으로 희생됐던 신아람과 그 동료 선수들이 함께 일궈낸 대한민국 펜싱의 쾌거였다.
신아람은 지난달 31일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연장 접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경기 종료 1초를 남겨두고 시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억울한 패배를 당해야 했다.
명백한 오심이었고, 신아람은 피스트를 떠나지 못한 채 1시간여동안 눈물을 쏟아냈지만, 심판진들은 오심을 정정하지 않았고, 상처받은 신아람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4위에 머물고 말았다.
대한체육회(KOC)는 신아람에게 또다시 상처를 줬다. 오심이 전세계적 논란이 되자 국제펜싱연맹(FIE)이 제안한 특별상을 정작 신아람과 대한펜싱협회의 의견을 묻지도 않은 채 수락한 것.
신아람은 특별상을 받지 않겠다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이도 모자라 FIE와 함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공동 은메달을 수여해 달라고 했다가 'NO'라는 답변만 들었다. 불가능한 공동 은메달 수여 추진에는 여론을 의식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신아람은 상처를 받을 대로 받았지만 좌절할 수 없었다. 신아람은 팀의 중심으로 한국 에페를 결승 피스트까지 이끌었고, 결국 '1초 오심'으로 놓친 개인전 결승권의 주인공은 자신이었다는 것을 분명히 알렸다.
오직 자신의 실력으로 '1초 오심'의 억울함을 전세계에 알렸고, 상처를 치료한 것이다.
신아람의 어머니 윤지희(50)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아람이가 정말 장한 일을 해냈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많았을텐데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 너무 대견하다”고 감격스런 심정을 전했다.
최두선ㆍ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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