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 입점한 개인브랜드 사업자들이 경기불황에 생존을 위한 업종 전환이나 브랜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매출 하락이 지속되고, 체계적인 홍보 마케팅을 앞세운 브랜드에 밀려 생존을 위한 탈출구를 찾는 것이다.
일부 사업자는 동일 업종에서 브랜드화를 꾀하는 반면, 또 다른 사업자는 아예 퇴점한 뒤 일반 매장 오픈 계획을 세우고 있다.
5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유로존 위기가 내수 경기 위축의 장기화를 주도하면서 백화점에 입점한 개인브랜드 사업자 상당수가 경영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더위 탓에 내점 고객은 많지만 실제 구매 고객은 상대적으로 적어 매출 상승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A백화점 식당가에 입점해 자신의 상호로 중식당을 운영하던 B사장은 서울과 수도권 등지에 점포를 갖고 있는 한식당으로 전환, 매출 상승의 호기를 맞고 있다.
B사장은 “백화점 입점 초기에는 매출이 기대 이상으로 올랐지만 점차 감소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고객들은 이름이 알려진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다보니 경쟁에서 뒤처지게 됐다”고 전환 배경을 설명했다.
C백화점 쥬얼리코너에 입점해 있던 D사장 역시 막대한 홍보마케팅을 전개하는 브랜드로 전환했다.
예전에는 개인이 운영하는 소위 '금은방집'도 단골 고객을 통해 매출을 유지했지만 최근에는 유명 브랜드에 밀려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D사장은 “브랜드업체들은 본사에서 계획적인 홍보마케팅을 펼치는데다가 디자인도 뛰어나 고객들이 선호하는 추세”라며 “백화점에서 혼수를 구매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선물 위주의 구매가 많이 이뤄지기 때문에 고객 역시 브랜드를 많이 찾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백화점 역시 브랜드업체를 선호하긴 마찬가지다.
매출 실적과 백화점 이미지 유지가 생명인데다가 개인브랜드 사업자보다 유명 브랜드업체가 관리에 편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매장은 1년 단위로 매출 실적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재계약을 하고, 매장 개편을 하는 만큼 매출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개인브랜드 사업자들은 빈익빈 현상 심화로 퇴점 또는 브랜드 전환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A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이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보니 개인 브랜드와의 경쟁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며 “백화점 입장에서도 개인브랜드 사업자보다 대형 브랜드의 점포 형태가 관리에 수월하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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