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더위' 펄펄끓는 서민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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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더위' 펄펄끓는 서민의 삶

땡볕아래 폐지수집 하루 9천원 남짓… 노점상 물건상해 버리기 일쑤

  • 승인 2012-08-02 19:26
  • 신문게재 2012-08-03 6면
  • 조성수 기자조성수 기자
대전의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돌며 며칠째 이어지는 폭염으로 전 지역이 펄펄 달아올랐다.

대전지방기상청은 2일 대전, 세종, 충남 전 지역에 폭염경보를 발효했다. 이같은 무더위는 시민들을 지치게 하며 어렵게 사는 서민들의 삶을 더욱 고달프게 만들고 있다.

낮 시간 강한 햇살이 내리쬐자 평소 인파로 붐비는 도심지역은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하지만, 폭염속에서도 하루 생계를 위해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이들이 있다.

오전 11시께 대전 대덕구 오정동의 한 노상에서 만난 폐지를 수집하는 김모(75)씨.

김씨 같은 폐지수집상의 생활은 무더위로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김씨는 오랜 시간 땡볕에 있었는지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다. 최근 이어지는 폭염은 폐지수집으로 생활하는 김씨를 더욱 힘들게 한다.

김씨가 하루 버는 돈은 8000~9000원 남짓. 그마저도 하루 종일 동구 용전동에서 서구 둔산동까지 수레를 몰고 다녀야 만질 수 있는 돈이다. 하지만 최근 계속되는 폭염으로 낮에는 숨이 막혀 활동하기 어렵고 밤에는 열대야가 김씨를 힘들게 하고 있다.

김씨는 “폐지 매입의 단가가 ㎏당 120원에서 80원으로 하락했다”며 “단가도 줄어든 상황에서 폭염으로 활동에 어려움이 많아 생활이 갈수록 어렵고 지친다”고 푸념했다.

중구 은행동 일원서 폐지수집을 하는 조모(52)씨. 조씨는 무더위에 현기증을 느껴 며칠 간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조씨는 “몸이 건강하지 못해 건설현장에도 나가지 못해 폐지수집으로 생활하고 있다”며 “최근 폭염으로 현기증까지 느껴져 며칠 간 일도 못했다”고 말했다.

최근 이어진 폭염은 서구 용문동에서 과일 노점상을 하는 최모(56)씨의 영업에도 치명적이다.

뜨거운 도로가에 좌판을 깔고 장사하는 최씨의 얼굴도 연신 땀이 흘러내렸다. 최씨를 힘들게 하는 것은 좌판에 판매하려고 내놓은 과일이 폭염으로 썩거나 물러지는 것이다.

더운 날씨로 손님도 적은데다 과일들이 무더위에 상하는 일이 많아 판매도 못하고 버려지기 일쑤다.

'더위 앞에 장사없다'는 말은 시장상인들에게도 상통된다.

중구 태평시장과 오류시장은 한낮의 더운 기온 탓에 대부분 한산했다. 생산가게들도 푹푹 찌는 무더위에 생선이 상하지 않도록 얼음을 쏟아 부었다. 심지어 더위를 참지 못했는지 '오후에는 영업 재개합니다'라는 메모를 붙이고 잠시 문을 닫은 상점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일부 더위에 지친 노인들은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냉방이 잘된 지하철로 향하기도 했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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