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인 한밭대 경영회계학과 교수, 대덕벤처협회 정책연구소장 |
구글도 벤치마킹하는 기업, 근로자에게 활기찬 에너지를 제공하고 이직률이 2%인 회사가 있다. 교수출신 제임스 굿나잇은 통계분석시스템이란 뜻의 SAS를 창업했다. 대덕연구단지가 조성된 시기인 1976년 창업된 SAS는 20년 만에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대덕이 벤치마킹한 리서치 트라이앵글의 대표적 창업기업인 이 회사의 성공 요인은 대전의 벤처기업들에도 좋은 모델이 된다.
SAS의 두 가지 성공 요인을 보자. 첫째, 매력적 사업모델(BM)을 쉼 없이 개발해 왔다. 농작물 수확을 높이기 위해 농업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소매점들도 사스 프로그램을 이용, 물건의 최적위치를 받는다. 은행도 누가 새로운 신용카드를 가장 잘 쓰는지 안다. 보험사들은 누가 사기성 주장을 하는지 파악한다. 야구팀들은 매 경기 최적 티켓 가격을 정해 관중을 모은다. 이처럼 통계분석 기술(T)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P), 시장(M)을 개척, 고객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한다. 사스는 전 세계 디지털 자료가 매일 4배로 증가함을 간파, 이를 사업모델로 변환했다. 츠나미 같은 자료 속에서 가치 있는 패턴을 찾은 것이다. 큰 문제 속에 큰 사업기회를 찾는 비즈니스 모델이 탁월하다.
둘째, 최고의 복리후생 시설을 제공한다. 체육관, 사우나, 마사지. 이 모두가 근로자들이 자신의 몸을 잘 알고 더욱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하며, 에너지를 높이기 위함이다. 수영장 물속에서 영화를 보고, 직원 부모님의 입·퇴원 처리도 해준다. 직원은 오직 회사일에만 전념하도록 하는 철학이 있다. 만족한 종업원이 만족한 고객을 만든다는 정신이다. 이를 위해 최고의 유치원이 2개나 회사 내에 있다. 주중에 각종 스포츠 리그가 열려 땀 흘리며 다른 부서 사람들을 사귄다. 특히 건강센터는 최고의 에너지를 제공해준다. 여기에 45억원을 책정하지만, 오히려 50억원을 절약한다는 주장이다. 왜냐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필요하면 언제든 치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69세 회장인 굿나잇은 구내이발소를 이용하는데 35분을 줄여주기 때문이란다.
이처럼 직원을 최고 자산으로 대우하자, 회사매출도 올라 2011년 2조 5000억의 매출을 올렸고, 15년간 포춘지의 최고 일하기 좋은 곳으로 꼽힌다. 연평균 이직률은 2%. 소프트산업업계 평균 22%에 비해 매우 낮다. 이직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절약해 다시 복지에 투자한다. 현장의 45%가 여직원이다. 업계보다 높은 임금을 주지 않고, 스톡옵션, 노조도 없다. 그런데 가족적인 분위기라서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사람들은 회사가 자신들을 돌보기 때문에 회사를 위한 의욕이 넘친다.
이런 모습에 대전의 벤처기업은 '아직은…, 글쎄'하고 생각할 수 있다. 더 성장하고 나면 가능하리라는 생각에서다. SAS의 이 같은 전통은 정반대다. 창업 때부터 회사는 35시간 탄력근무제와 이윤공유제, 월요일에 신선한 과일제공 등 종업원 복지프로그램을 제공했다. 더욱이 회사지원의 유치원은 창립 4년 후부터 시작했다. 회사가 창업 후 8년째, 매출 500억원일 때, 현재의 문화 기반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대전의 벤처기업들도 500억원을 넘는 기업들이 두 자리 수를 넘고 있다. 지금도 세계수준의 벤처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벤처기업가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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