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기자 단상]“나만 아니면 돼” 경쟁의 참의미

[객원기자 단상]“나만 아니면 돼” 경쟁의 참의미

  • 승인 2012-08-02 14:16
  • 신문게재 2012-08-03 9면
  • 김연정 객원기자김연정 객원기자
얼마 전 TV로 평소 즐겨보던 고등학생 퀴즈 프로그램을 보다 순간 요즘 말하는 '멘붕(멘탈붕괴)상태'인 나를 발견했다.

퀴즈 프로그램의 후반부에 최종 3인이 남은 상황에서 각자 다른 답을 적은 학생들에게 진행자가 심경을 물었다. 이에 확신이 없는 답을 적은 학생이 다른 친구들도 틀렸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몇 주가 지난 후 또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고 출연 학생이 진행자의 질문에 똑같은 대답을 하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순간 우리 사회에 잘못 인식되어 있는 '경쟁의 의미'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한게 됐다.

공중파 인기 프로그램에서 “나만 아니면 돼!”라고 외치는 말이 공공연하게 TV를 시청하는 십대 친구들의 생각 속에 자리 잡은 것이 아닌지 걱정스런 마음이 들었다.

자신의 경쟁자가 잘 되길 바라지 않는 수준이 아닌, '잘 안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은 선의의 경쟁보다는 죽음의 서바이벌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에 우리 청소년들이 젖어든 표현이라고 느껴졌다.

동료와 선의의 경쟁, 협력을 통해 자신의 소양을 키워나가는 것이 '경쟁'의 참의미라는 정의가 무너지고 있는 게 아닐까?

경쟁이라는 과정을 거쳐 나타난 결과이니 만큼 우리는 스스로 승패를 인정할 줄 아는 진정한 '프로'의 모습을 보이고, 서로 격려를 주고받으며 친구에게서 배움을 얻으려는 자세를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자신보다 좋은 성적을 거둔 중국 선수에 대해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그가 우승한 것이 자랑스러웠다.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을 한 박태환 선수의 모습을 보았다.

나보다 잘못되기를 바라는 우리와 대비되는 모습으로 우리가 진정 배워야 하는 '프로'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김연정 객원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