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펜싱 남자 대표팀의 맏형 최병철(31ㆍ화성시청)은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숙소에서 후배 신아람(26ㆍ계룡시청)의 런던올림픽 여자 에페 준결승전을 보고 있었다. 두 눈을 의심했다. 마지막 1초가 흘러가지 않았다.
최병철은 1일 영국 런던의 악셀 사우스아레나에서 벌어진 남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경기 후 벌어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전날 상황에 대한 질문이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최병철은 무엇보다 후배 신아람이 큰 상처를 받지 않고 다시 일어서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최병철은 “나는 아마도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겠지만 아람이는 아직 어리다. 어제 경기 결과는 분명 아람이가 이긴 것이다. 누가 뭐라 해도 확실하다. 펜싱 선수들이 안다. 하이데만은 실력이 출중한 선수다. 이렇게 큰 대회에서 그런 선수를 이겼다는 것은 눈이 트인다고 해야하나, 아람이는 앞으로 엄청나게 성장할 것이다”라고 후배를 격려했다.
최병철은 아직 신아람을 만나지 못했다. 큰 상처를 받았을 후배를 만나면 가장 먼저 해주고 싶은 말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아람아, 네가 이겼어”
당연한 말이지만 최병철의 마음도 무겁기만 하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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