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캠프식 기숙학원 단속 '시늉만'

  • 사회/교육
  • 교육/시험

불법 캠프식 기숙학원 단속 '시늉만'

'여름방학 특별단속' 불구 10명이 4000곳 담당 서류위주 점검에 그쳐 실적 전무 '실효성 의문'

  • 승인 2012-08-01 17:48
  • 신문게재 2012-08-02 6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교육 당국이 엄벌 방침을 내걸고 나선 여름방학 불법학원 특별단속을 놓고 말들이 많다.

일상적으로 해온 학원 방문 점검이 '방학'이라는 이유로 '특별한' 단속으로 바뀐 것으로, 학원 역시 단속반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분위기다.

10명 내외가 4000곳이 넘는 곳을 담당하다 보니, 단속반조차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할 정도다.

대전교육청은 이달 말까지 '하계 방학 대비 불법ㆍ편법 운영 학원 특별교육지도점검'에 나선다.

점검 내용은 대학ㆍ평생교육시설ㆍ미인가 시설 등을 임대하거나 숙박시설을 갖춘 불법 캠프식 교습, SAT(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ㆍNEAT(국가영어능력시험) 대비반의 불ㆍ편법 교습 및 허위ㆍ과대광고, 기숙학원의 재학생 주말반 불법 운영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등록된 기숙학원이 아닌데도 불법 기숙형 캠프를 차리거나 숙박시설을 갖추고 학생들을 재우면서 집중 교습하는 행위, NEAT 대비 여름캠프에 외국인 강사들이 나온다고 광고해 놓고 실제로는 한국인이 가르치는 행위, 일시 귀국한 해외 외국학교 재학생에 대한 단기ㆍ고액 과외 등이 단속 대상이다.

말 그대로, 방학 때 암암리에 기승을 부리는 학원의 불법 운영을 적발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속 여건과 수준을 보면 시늉뿐이다.

대전 동부에는 7월 말 기준 학원 995곳, 교습소 580곳이 있다. 서부에는 6월 말 기준 학원 1410곳과 교습소 860곳이 있다. 3845곳 모두 동ㆍ서부교육청 담당이다.

점검 인원은 동부 4명, 서부 5명이고, 여기에 교육청마다 3~4명의 임시직인 단속보조요원이 있다. 특별단속 기간이지만, 담당 직원이 휴가까지 가면서 하루에 1팀만 가동되기도 한다.

단속 방법도 문제다.

동부교육청 관계자는 “홍보전단을 보고 찾아간다”고 했고, 서부교육청 관계자는 “전단과 홈페이지를 모니터링한다”고 말했다.

불법 기숙형 캠프, 기숙형 특별반 등 집중 단속 대상을 적발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단속 실적이 없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다 보니, 일상 점검과 다를 바가 없다.

학원 강사, 시설 구비, 필수 관리 장부, 수강료 등 매뉴얼이 담긴 서류 위주로 점검한다. 당연히 학원 점검 결과는 대부분 서류상 오류일 수밖에 없다.

학원 관계자는 “갑자기 와서 몇 가지 물어본 후 서류를 뒤적거리고는 '별문제 없네요'라며 20분 만에 간다”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둔산동 일대 학원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단속하지만, 기숙형으로 운영한 것을 적발한 곳은 없다”며 “사실은 제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4.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