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켈리 맥고니걸 저 |
2012년도 반이 훌쩍 지났다.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지만, 사실 이 여름도 어느새 가을로 바뀌어 갈 것이다. 2012년 시작하는 첫 날을 기억하는가. 모두들 새해의 들뜬 기분과 새해 이루어야 할 수많은 결심들로 하루를 맞이했을 것이다. 하지만 올 해의 반이 훨씬 지난 지금은 첫 날 새겼던 결심들을 얼마나 잘 이행하고 있을까? 옛말에 작심삼일이라고 했던가? 많은 사람들이 새해 가지고 있던 결심은 뒤로 한 채 어느새 일상에 파묻혀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접하고서는 단순하게 서점에 넘쳐나는 그저 그런 처세술 책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도 흔하게 생각되는 제목이라서 그런 것 같다.
인간은 모두 태어날 때부터 의지력을 가지고 있지만, 어떤 이들은 다른 이들보다 의지력이 좀 더 발달하였다. 사실 자신의 주의력과 감정, 행동을 어느 정도 잘 통제할 줄 안다면 어떤 경우에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비교적 더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의지력이 강한 사람들이 돈도 더 잘 벌고 직장에서도 성공할 확률이 높으며, 어려움도 빨리 극복한다. 심지어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의지력이 강한 사람이 수명도 훨씬 길다고 한다. 만약 자신의 삶을 개선하고 싶다면 의지력을 기르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어서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의지력을 개선하기에 앞서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뇌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볼 필요가 있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신경생리학자인 로버트 새폴스키에 따르면 현대의 전전두엽 피질이 수행하는 주된 업무는 놀랍게도 뇌에 편견을 심어 내가 '비교적 어려운 일'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한다. 소파에 누워 있는 편이 더 쉬울 때 전전두엽피질은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싶게 하고, 숙제를 내일까지 미루는 편이 더 쉬울 때 어떻게는 미루지 않고 일을 진척해야 하는 이유를 기억해 내는 것이 전전두엽 피질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왜 사람의 마음은 상충되는 두 가지 생각을 동시에 하느냔 말이다. 뇌는 하나인데 마음은 두 개인가 하는 의문이 그것이다. 어쩌면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께서도 스스로 의지력이 무너지는 바람에 과잉 소비를 하고 음식을 너무 많이 먹고, 시간을 낭비하고 화를 내는 자신의 모습을 보노라면 전전두엽 피질이 없어진 건 아닌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너무 자책할 필요는 없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상황은 너무나도 자주 벌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람 뇌는 진화과정에서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이 발달하기도 했지만, 원시적인 본능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단순히 메아리 없는 외침처럼 반복적으로 우리의 결심을 더욱 강하게 가지라고 강요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의지력 및 자기 절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심리학, 뇌과학, 행동경제학 분야의 최근 연구 자료를 통해 명확하게 분석하였으며, 분석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 의지력을 강화할 수 있는 훈련의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이 책을 10주간의 강좌라고 가정하고 전체를 10장으로 나누어 활용 계획을 세분화 해 놓았다. 의지력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분에게는 이 책을 단숨에 읽어버리지 말고 10주 정도에 걸쳐 차근차근 읽어보면서 의지력을 강화해 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어쩌면 그런 계획성 있는 '읽기' 자체가 의지력 강화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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