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기할 사항은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명칭을 정부중앙청사가 아닌 '정부서울청사'로 개명한 부분이다. 준공 당시의 정부종합청사에서 정부대전청사 개청에 따라 세종로청사로, 다시 정부중앙청사로 변경을 거듭하다가 세종청사 시대 개막으로 서울청사로 바뀌게 된다. '중앙'이란 단어 소멸은 세종시 건설 취지에 걸맞을 뿐 아니라, 장래 세종시가 행정수도 역할을 감당하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 믿는다.
부분적인 선호도 조사를 거치긴 했지만 명칭제정위원회와 행정안전부의 탁월한 선택으로 보고 싶다. 국무총리실의 세종시 입주와 거의 나란히 이뤄지는 중앙청사 명칭 변경은 정해진 이치라 해도 틀리지 않다. 과거 세종로청사가 국무총리실 입주로 중앙청사가 된 전례를 상기해 보면 더더욱 그렇다. 지방정부의 권한과 자원을 늘려가야 할 세종청사 시대의 상징성에 잘 부합하는 결정이 아닌가 싶다.
권위주의적인 '중앙'을 뺀 자리에는 대신에 중앙집권을 완화하고 실제로 지방분권 강화로 채워 나가야 할 것이다. 수정안 논란이 한창일 때 세종시 원안 포기를 기득권 세력의 지방분권 정책 포기로 규정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이 때문이었다. 세종청사는 집권화된 중앙정부가 아닌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 결국 같은 축(軸)임을 입증하고 실현하는 선도적 사례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로운 명명은 고유성과 구분의 편의성을 나타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번 명칭 부여는 세종시의 도시 이미지나 정체성과도 연관이 있다. 정부세종청사는 정부 기능 분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정부서울청사, 정부대전청사, 정부과천청사와 함께 협업적이면서 효율적인 정부를 만들어 가야 한다.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세종시가 지방분권, 균형발전에 기여해야 국가 전체에 유리하다. 이것이 세종특별자치시와 '정부세종청사'의 당위다. 서울 청사 명칭의 '중앙' 삭제는 이 점에서도 잘된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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