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자본을 앞세운 대형마트와 힘겨운 생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전통시장 상인들이 지속되는 무더위로 인해 삼중고를 겪고 있다.
내리쬐는 폭염 때문에 채소나 생선류 등의 상품은 시들거나 상하기 일쑤여서 이를 보존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손님들의 발길마저 뜸해 하루 매상 올리기도 벅찬 형편이다.
먹고 살기 위한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 버텨내고 있지만 대형마트 의무휴업 중단 소식은 이들의 의지마저 꺾는 실정이다.
31일 전통시장 상인들에 따르면 이른 아침부터 내리쬐는 폭염 때문에 상품 보존에 애를 먹고 있다.
생선가게는 얼음을 채워놓기가 무섭게 녹아버려 비용 부담이 적지 않은데다가 냉동된 생선 조차 진열해 놓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심모(여ㆍ65)씨는 “생선은 신선도가 생명인데 무더위로 인해 판매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상품가치가 떨어지면 판매할 수 없어 계속해서 얼음을 채워 놓는데 이 또한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그나마 손님이라도 많으면 괜찮지만 더위 때문에 손님들의 발길도 끊겨 하루하루 버티기가 쉽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무더위에 따른 채소류 역시 상품가치가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다.
손님을 맞기 위해 새벽부터 도매시장에서 상품을 구매해 오더라도 폭염 때문에 신선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여름은 가뭄과 장마,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채소류 가격이 급반등해 매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통시장에 고객들의 발길이 뜸해진 것도 모자라 가격대 또한 들쭉날쭉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의무휴업 시행 여부가 논란을 빚으면서 중단될 상황이어서 전통시장 상인들의 고통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구 오류동 반짝시장의 한 상인은 “코 앞에 대형마트가 있지만 인근 아파트 단지의 단골들이 있어 그럭저럭 가게를 유지해 왔지만 이번 여름에는 무더위가 심해 손님 얼굴보기가 어렵다”며 “대형마트는 냉방시설이 완비된데다가 전통시장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뒤처지지 않아 소규모 영세상인들의 자리는 더욱 좁아지는 것 같다”고 푸념을 늘어놨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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