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30일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이번주 국회에서 체포동의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는 체포동의안 처리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당히 검찰수사에 응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통합당은 검찰 공작에 절대로 응하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번 회기 내에 체포동의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당당히 검찰에 나가 입장을 밝히는게 정도”라며 “동료의원에게 부담을 주고 국회를 경색국면으로 이끄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국회 위상과 정당 이미지에 먹칠하지 말고 정당정치의 큰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진 정치인이 갈 길”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1일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보고되면 다음 날인 2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외출장 중인 의원들까지 소집령을 내리며 체포동의안 처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소속 의원 149명에 통일선진당 의원 5명, 여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들까지 설득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대선을 앞두고 제1야당 원내대표에 대한 수사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체포동의안 처리를 반드시 막겠다는 입장이다.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이 아무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언론에 흘리며 한 달 넘게 정치 공작을 벌여 왔다”며 “검찰 공작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이 대표는 “분명한 범죄 사실이 있다면 기소하면 된다”며 “기소를 안 하면서 정치적인 언론플레이만 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 대표는 “19대 국회에서는 이런 행위를 못하도록 검찰개혁 입법안을 우리 당이 제출했다”며 “19대 국회에서는 검찰의 정치공세에 민주당이 당하지도 않을 것이며 우리 국민들도 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성호 대변인은 “대통령 선거와 정기 국회를 앞두고 제1야당 대표를 구속하겠다는 검찰의 행태는 명백한 야당 탄압”이라며“박지원 원내대표의 체포 영장 청구는 이상득 의원을 비롯한 정권 실세들과 관련된 대선자금 문제를 물타기 하려는 정치공작”이라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은 체포동의안을 막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여당이 재적 과반을 채우지 못할 경우 본회의장을 빠져나와 회의를 무산시키거나 필리버스터, 즉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통해 체포동의안 상정을 막는 방법 등이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박지원 원내대표가 당당히 수사에 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예정돼 있는 본회의는 8월 1일과 2일 이틀인 만큼 8월 1일 본회의에 체포동의안이 보고된 뒤 2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서울=김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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