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무더위 등 기상이변 속출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급반등한데다 그동안 정부의 가격통제로 가격 인상을 머뭇거렸던 식음료업체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식음료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부담이 가중돼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서민들의 볼멘소리는 높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다음달 1일부터 삼양라면을 포함한 6개 품목의 가격을 5~10% 인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삼양라면'을 포함한 6개 품목의 권장 소비자가격이 50~70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은 봉지면 삼양라면과 수타면을 700원에서 770원으로 10% 올리고 '대관령 김치라면'과 '삼양라면 클래식'은 680원에서 730원으로 7.4% 인상할 방침이다.
삼양식품은 “라면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2008년 3월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면서 “가격 인상은 현재 검토하고 있는 사안으로 최종결정을 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했다.
하이트진로도 지난 28일부터 병맥주와 캔맥주, 페트맥주 등 맥주 전 제품의 공장출고가격을 5.93% 인상했다. 이로 인해 하이트 500ml 병맥주의 병당 출고가격은 1019.17원에서 1079.62원으로 약 60원 올랐다.
하이트진로 측은 “지난 3년 동안 맥아 등 원부자재 가격 및 유가, 물류비 등의 전 부문에서 원가가 상승했다”면서 “원가절감 및 내부흡수를 통해 인상률을 최소화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지난 2009년 11월에 출고가격을 2.58% 올린 바 있다.
동원F&B는 참치캔 가격을 7.6% 인상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며 CJ제일제당도 햇반과 다시다 가격을 각각 9.4%, 8.0% 인상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산물가격은 기상이변으로 급반등을 반복하면서 서민 식탁물가를 압박한지 오래다.
또 국제곡물가격 마저 들썩거리면서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남미와 미국 등 주요 곡창지대에서 이상 고온과 가뭄이 발생, 옥수수와 밀, 대두 등의 가격이 40% 가량 상승한 것이다. 통상 4~7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내시장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연말께 또다시 식품가격의 급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움직임도 서민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42)씨는 “식음료업체들이 원가상승 요인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의 눈치를 보면서 가격 인상을 보류했지만, 원자재가격 상승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설 경우 서민경제 부담 압박은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록ㆍ박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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