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후끈후끈 땀 뻘뻘… 더위만 탓하단 큰 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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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후끈후끈 땀 뻘뻘… 더위만 탓하단 큰 코

갑상선 호르몬 '과다' 원인… 환자 90% 이상 더위 호소 증상은 피로ㆍ체중감소… 약물ㆍ방사성요오드요법 치료

  • 승인 2012-07-26 14:44
  • 신문게재 2012-07-27 13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건강하게 사는 법] 갑상선기능항진증

▲ 건양대병원 당뇨갑상선센터 임동미 교수
▲ 건양대병원 당뇨갑상선센터 임동미 교수
올해 36세인 김진아(가명)씨는 지난 달 부터 더위를 먹은 듯 한 증상에 시달렸다. 늘 피로한데다 몸이 후끈후끈 달아오르고, 심장도 벌렁거렸다. 출산 후 체력이 떨어진데다 날씨가 더워 그러려니 했지만, 증세가 심해져 결국 입원치료를 받게 됐다. 김 씨의 병명은 갑상선기능항진증. 우리 몸의 체온과 대사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갑상선에 이상이 생겨 신진대사가 빨라져 생기는 갑상선기능항진증에 대해 건양대병원 당뇨갑상선센터 임동미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편집자 주>

▲갑상선(thyroid gland:甲狀腺) 이란?=갑상선 호르몬을 만들어내는 내분비기관으로 갑상선은 갑상연골 아래에 있는 기관연골에 붙어있는 장기다. 갑상선은 '甲'이라는 글자 모양대로 오른쪽과 왼쪽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오른쪽은 우엽, 왼쪽은 좌엽이라고 부른다. 우엽과 좌엽의 중간부는 좁게 되어 협부라고 하며, 양엽은 각각 길이가 4~5㎝, 폭 2~3㎝, 두께가 1㎝ 정도의 크기이며, 중량은 15~20g으로 사람의 몸에서 가장 큰 내분비 기관이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에서 갑상선호르몬이 정상보다 많이 나와 몸에 갑상선호르몬이 너무 많은 상태를 말한다. 원인으로는 갑상선 호르몬을 과하게 만들어내는 양성 종양에 의한 것도 있으나 가장 흔한 것은 그레이브스 병 때문이다. 따라서 두 가지 용어가 동의어로서 혼용돼 쓰이기도 한다. 주로 자가 면역이 원인이며, 날씨가 더운 여름철에 많이 발생한다.

▲어떤 증상을 보이나?=갑상선기능항진증의 증상은 갑상선호르몬이 과다하게 전신 각 장기에 영향을 미치므로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갑상선호르몬이 대사를 촉진해 에너지를 소모시키기 때문에 피로감, 전신 쇠약 및 체중 감소(수개월 사이에 5~10㎏ 감소) 현상이 나타난다. 식욕이 양호한데도 체중 감소가 계속되는 것이 특징이나 10대와 20대 초반에는 식욕의 증가로 인해 오히려 체중 증가가 나타날 수도 있다. 거의 대부분(90% 이상)의 환자가 더위를 잘 참지 못하고 땀이 많이 나며 갈증을 느끼게 된다. 자신의 심장 고동을 느끼며 불안해지고 불면증이 생기며 손이 떨릴 수 있다. 많은 환자에서 배변 횟수가 증가하고, 심하면 설사를 하기도 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원인이 그레이브스 병에서 비롯된 경우 갑상선은 거의 대부분 크기가 커지고, 약 3분의 1 정도의 환자에서 눈이 커진 것처럼 보이고 눈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진단 및 치료=이상의 증상들이 있으면 갑상선 호르몬과 자가항체를 혈액으로 검사하고, 갑상선 스캔 검사를 해 병을 진단하며 초음파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치료법으로는 약물치료, 방사성 요오드 요법, 수술 요법 등이 있다. 치료법마다 장점과 단점이 있기 때문에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사용할 방법을 결정한다.

약물 치료는 한국, 일본, 유럽에서 가장 선호되는 1차 치료법인데, 이 방법은 안전한 반면 오랜 기간(약 2년)동안 치료를 해야 하고 높은 재발률(약 60%)을 보이는 단점이 있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법은 미국에서 가장 선호되는 1차 치료법으로 경제적이고, 높은 완치율을 보이지만 갑상선기능저하증이 합병될 빈도가 높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30세 이상의 환자에서 약물 치료 후 재발한 경우와 약물 치료의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의 치료로 선택되고 있다.

수술은 신속한 효과를 나타내는 반면 수술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 최근 약물 치료와 방사성 요오드 요법이 보편화되면서 제한되는 경향이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약물 치료로 짧은 기간에 완치되기는 어렵지만 방사성 요오드 요법이나 수술 요법을 사용하면 완치될 수 있고, 약물요법을 택했을 때에도 많은 경우(약 40%)에 재발하지 않는다.

재발한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약물만으로는 이 후 다시 완치가 어려워 장기간 치료를 지속해야 하며 이로 인한 불편함 등이 따를 수 있다.

이럴 경우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권유하면, 방사선 피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인해 평생 갑상선호르몬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걱정 때문에 치료를 망설이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로 인한 방사선 피해의 증거는 없으며, 만약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발생하더라도 값싸고 생리적인 갑상선호르몬으로 쉽게 조절할 수 있으므로 방사성 요오드 치료법이 적절하다고 하겠다.

▲생활수칙=갑상선기능항진증은 호르몬의 과잉생산과 분비로 갑상선에 중독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식욕은 왕성하지만 현저한 체중의 감소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식사 요법은 체내 대사량이 크게 증가되므로 충분한 열량과 고단백질, 고탄수화물, 고비타민, 고무기질의 식사가 필요하며 카페인과 알코올이 함유된 음료는 제한하도록 한다. 약물 치료 등으로 갑상선 기능이 정상화 될 경우에는 체중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운동 등의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요오드는 해조류를 포함한 해산물에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이외에 채소, 육류 및 그 제품, 알류 등에도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요오드를 충분히 먹었다 하더라도 '갑상선호르몬 생성을 억제하는 물질'이 많은 식품을 함께 먹은 경우 갑상선호르몬의 생성을 방해하여 요오드결핍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런 식품은 겨자류의 종자나 양배추, 무청, 컬리플라워, 아기양배추와 같은 채소식품이며, 이런 생채소를 장기적으로 다량 섭취하게 되면 요오드결핍과 같은 갑상선종 증세가 나타나므로 식품의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다행히 이런 생채소 내에 함유되어 있는 억제물질은 가열하면 그 기능을 상실하므로 익혀 먹는 경우 영양소 섭취에 도움이 된다.

또 수면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안정을 취하는 것,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동미 교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약을 복용하면 쉽게 호전되지만 가볍게 여기고 방치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며 “더구나 치료 도중 살이 찌는 현상이 동반돼 젊은 여성들의 경우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치료하지 않으면 갑상선이 비대해져 당뇨나 심장부종 등 각종 합병증이 발생하고, 심하게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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