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학 대한지적공사 대전충남지역본부장 |
다국적 미디어 그룹의 CEO이자 전 세계 네티즌의 우상인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대학 졸업축사에서 한 이 말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나라에 인터넷 상용망 서비스가 등장한 것은 불과 18년 전의 일이다. 이제 정보화시대를 넘어 우리사회는 이미 초고도 정보화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태블릿 PC와 각종 스마트 가정용품 등 우리가 디지털 기기를 갖추고 있다기 보다 그것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다는 표현이 오히려 맞을 것이다.이렇듯 첨단 디지털 기기의 등장은 우리 사회 다방면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했던 과거와는 달리 시공간 개념을 초월해 일과 여가를 균형 있게 즐길 수 있고 업무수행의 자율성 확보가 용이하며 넘쳐나는 수많은 정보역시 짧은 순간에 확인이 가능하게 됐다.
반면 이에 따른 역기능 또한 만만치 않다. 무차별적인 악성댓글로 인한 사생활 침해, 인권상실, 명예훼손 등은 물론이고 더욱 심각한 것은 신종 디지털 질병의 출현과 대화단절로 인한 공동체 붕괴다.
휴대폰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노모포비아(nomophobia)', 충동적인 의사결정을 재촉하는 '주의력 결핍장애', 무분별한 개인정보 침해로 인한 '정보피로증후군' 등 새 질병의 출현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국민들의 일상 풍속도 또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네모화면만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풍경은 비단 출퇴근 지하철에서만이 아니다. 이는 거리나 공원, 심지어는 타인과의 대화중에도 흔히 목격된다. 그렇다면 오늘날 네모화면 중독현상의 돌파구는 없는 것인가? 많은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해결책으로 '정보다이어트'와 '여가선용'을 제안한다.
미국의 저명한 작가 윌리엄 파워스는 그의 저서 속도에서 깊이로를 통해 디지털 유혹대신 인간적인 소통을 강조했으며, 전 하버드의대 교수 에드워드 M. 할로웰은 '창조적 단절'을 통하여 창의적인 삶을 위해 불필요한 정보로부터의 격리를 주장하며 여유 있는 사색을 위한 여가활용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정보다이어트는 내 주위를 둘러싼 디지털 기기들과 일정한 간격을 두거나 시간을 정해 전원을 꺼놓으면 해결될 일이다. 그러나 인간적인 소통과 여유로운 여가활동은 방법이 그리 간단치 않다. 다이어트 후 요요현상을 피하기위한 후속조치가 복잡한 것과 같은 이치다. 여가와 소통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이벤트는 문화예술체험 만한 것이 없다.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문화예술의 역할이 크다는 것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불행히도 국민들의 문화향유권은 결코 만족스럽지 못하다. 가계 소득이 줄어들면 통상 가장먼저 문화예술과 관련된 항목의 지출을 줄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정부는 다방면에서 문화바우처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소외현상 해갈을 위한 노력이 정부와 사회지도계층에 의해 다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니 환영할 일이다.
얼마 전 성황리에 공연을 마친 국립발레단의 '찾아가는 발레이야기'도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겠다. 국립발레단은 2011년 대한지적공사와 MOU를 체결하고 전국 문화소외 계층에 품격 높은 발레 공연과 함께 발레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문화예술 나눔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작년 7월 충남 당진시를 시작으로 지난 20일까지 13개 시 군을 돌며 성공리에 발레공연을 마쳤으며 제주 함덕초교를 포함한 4개 도서소재 초등학교와 발레체험학습을 완료하여 주위의 호평을 받았다.
문화예술이 국가에 미치는 효과가 비단 직접적인 경제이익 창출만은 아닐 것이다. 구성원 간의 자유로운 소통으로 공동체의 정체성과 긍지를 강화하고 국민 삶의 질과 화합을 증진시키며 도시문화생태계의 재생과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효과가 크다. 초고도정보화 시대에 문화예술이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해선 안 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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