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수헌 금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아울러 100세 이상의 노인도 2000명을 넘어서는 현재의 추세라면 2060년 정도가 되면 평균수명이 100세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즉 현재 30세 전후의 나이에 있는 사람이면 무절제한 생활을 하지 않는 한 대부분은 100세 정도까지는 살 것이며, 40~50대의 사람들도 평소의 건강관리를 통해 90세 이상의 생애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 시대의 인생이 예고되고 있다. 호모 헌드레드라는 새로운 용어는 UN이 2009년에 발간한 『세계인구고령화(World Population Aging)』라는 보고서에서 현생 인류의 조상이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로 불리는 것에 착안하여 평균수명 100세가 보편화 되는 시대의 인류를 지칭한 신조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도 현재는 최빈사망연령이 80대 정도지만 머지않은 시기에 가장 많은 사람이 사망하는 연령이 90대가 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100세 시대의 고령사회는 그리 낯설어하거나 남의 일로만 다룰 문제는 아니다. 인류학이나 생물학 차원에서는 인간의 장수(a long life)가 분명히 축복이 될 수 있지만, 경제학이나 사회복지학적 견해에서는 고령화가 인류의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사회적 담론이 일고 있는 것도 이와 상관이 있다. 즉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국가성장동력 약화문제에 주로 관심을 두는 경제학에서는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하고 노동력이 고령화되면서 노동생산성 저하로 인한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사회복지학적인 차원에서도 선진국을 중심으로 저출산현상과 맞물려 가중되는 노인문제를 국가나 사회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관점에서는 다른 사회과학에서와 같은 견해를 보인다. 2060년이 되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회보장제도인 국민연금의 기금이 고갈될 것에 대비한 정책적 노력이나 고령노동력을 활용하는 문제에 관심을 두는 것도 그러하다. 그러나 개인적 차원의 심리학에서는 인생에서 노년기는 자녀의 출산과 양육부담이나 경제적 성장에 대한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고 지적탐구나 심미적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성숙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관점의 정립이 더욱 중요하다.
과거 전통사회의 인생이 적절한 학습의 시기가 없이 일과 가정을 이루며 여유가 없는 생애를 보내다가 70세 이전에 생애종결을 했던 시대라면 오늘날의 호모헌드레드 시대의 인생은 청소년기 이전의 적절한 학습단계와 청ㆍ장년기의 일과 가정을 이루는 생산적인 단계를 거치는 것뿐만 아니라 늘어난 노년기가 자아통합의 성장을 달성해야 하는 새로운 출발점이라는 심리적 역동성으로 인생과업을 설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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