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젠 오래된 연인의 사랑과 풋풋한 설렘의 감정을 그리고 이별의 아픔과 그리움을 노래한다.
수록곡 면면을 살펴보면 바쁜 현대인들의 삶을 노래한 '이를 닦았나', 무관심이 돼버린 정치를 비꼰 '어쩌라고', 먼저 간 친구를 그리워하는 '왜 그랬어' 등의 화법이 김진표답다.
재미있는 건 전에 없던 사랑의 다양한 모습이 담겨있다. '미안해서 미안해'는 오래된 연인들이 느끼는 감정을 담았고 '돌아갈 수 있다면'은 풋풋했던 사랑을 그리워한다.
“차트를 보면 95%가 사랑이야기에요. 그게 싫어서 일부러 피해갔죠. 그런데 비틀즈 다큐멘터리를 보고 선입견이 깨졌어요. 비틀즈의 명곡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표현하거나 보여주거나 그 사람에게 들려주거나 에요. 우리가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가 결국은 사랑이더라고요. 제 인생을 봐도 제가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의 삶이 다 사랑인거에요. 그래서 사랑노래가 많은 것이고 일부러 피하진 말자고 생각했죠.”
“예전 2집 때까진 전부 다 제 얘기였어요. 전 몸이 하나인데 아무리 많은 경험을 해도 앨범 하나 내면 끝이거든요. 이번에는 제게 주어진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선에서 만들어 냈어요. '아저씨'나 '내 여자친구는 슈라스타'가 그런 식으로 상상이 가능한 거죠. '건망증'은 주변 사람들에서 영감을 얻어서 썼고요”
그가 직접 경험을 했건 그의 상황이 기반이 된 상상력에서 나왔건 그건 모두 김진표의 이야기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노랫말로 써내는 작업을 가장 즐긴다.
“어렸을 때부터 글 쓰는 걸 워낙 좋아해서 꿈이 기자였어요. 지금은 가사를 쓰는 작업이 가장 행복한 지점이에요. 제 음악이 많이 팔려도 제 가사 때문이라고 생각해요(웃음) 그래야 다음 작업에 큰 힘이 되거든요. 비슷한 이야기 말고 나만 할 수 있는 이야기, 그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포인트에요.”
자신의 이야기를 고집하다 보니 진정성의 깊이가 깊다.
또 “싱글을 몇 개 던지긴 했는데 감질나고 할 이야기가 없으니까 좀 민망하고 활동도 못 하겠더라”는 김진표의 말처럼 싱글이 대세인 가요계에서 이번 앨범에 담긴 11트랙이 더 묵직하게 다가온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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