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칭찬은 우리를 춤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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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칭찬은 우리를 춤추게 한다

[교육단상]김영수 대전둔원초 교사

  • 승인 2012-07-24 14:22
  • 신문게재 2012-07-25 20면
  • 김영수 대전둔원초 교사김영수 대전둔원초 교사
▲ 김영수 대전둔원초 교사
▲ 김영수 대전둔원초 교사
방학을 앞둔 요즘, 너무 피곤하고 힘들다. 더운 날씨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1학기 용 배터리(?)가 다 된 모양이다. 이렇게 지쳐 있는 나에게 며칠 전,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아침 등교 시간. 내 책상 위에 놓여 있던 편지 한 통. 열어보았더니, 우리 반 남학생의 아버지가 보낸 편지였다. 편지를 올려놓은 녀석은 쑥스러웠는지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펼쳐든 편지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선생님의 사랑과 열정의 소산으로 1-1반 아이들이 늘 건강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중략> 설렘과 기대로 가득 찬 마음으로 철수(가명)가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지만 역시 그 의문은 기우였던 것을 알게 되었지요. <중략> 철수는 힘들다거나 어려움 없이 마음껏 공부하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학교생활이 너무 좋다고 말을 합니다. 그리고 담임 선생님이 너무 좋다고 합니다. <이하 생략>”

바로 이 부분, '담임 선생님이 너무 좋다고 합니다'가 나의 가슴을 때렸다. 방전되기 직전이었던 나의 배터리에 파란 불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생각하지도 못한 편지 속 칭찬 한마디가 지쳐 있던 나에게 큰 힘을 불어 넣어 주었다.

오늘 우리 반 학생들에게 칭찬의 말을 얼마나 해주었던가. 학생들의 잘못만 지적하고 꾸중하고 비난만 한 건 아닌지 반성해본다. 칭찬은 말 뿐만 아니라, 몸짓과 표정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점심 시간, 급식실에서 학생들 수저를 챙겨주며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웃어주기'를 실천한다. 수저를 받아가며 나의 '웃어주기'에 빙그레 답해주는 앞니 빠진 녀석들의 모습에 내 마음은 더욱 밝아진다. 웃어주기 칭찬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 식판검사를 하면서 밥을 깨끗하게 다 먹은 학생에게 나의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칭찬의 몸짓을 아끼지 않는다. 그 덕분에 우리 반 학생들은 밥을 골고루 다 먹는 식사예절을 매일 매일 잘 지켜나가고 있다.

동료 교사들 간에도 '칭찬의 말'은 사람 기분을 아주 좋게 한다.

오랜만에 바꾼 머리 모양에 “김 선생님, 머리 스타일이 아주 잘 어울려요.”, 수업공개 후 “수업 공개하느라 고생하셨어요. 멋진 수업 아주 잘 봤습니다.”, 학교 업무 수행 후 교장 선생님의 “어려운 일을 아주 잘 처리했어요. 아주 고생 많았어요”라는 칭찬의 말들은 우리 모두를 덩실덩실 춤추게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칭찬의 말을 얼마나 많이 자주 하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언제부턴가 우리는 칭찬에 매우 인색해지고 있다. 칭찬은 마음이 행복하고 편안할 때, 여유가 있을 때 나올 수 있다. 바쁘고 힘들 때 칭찬의 말은 절대 나올 수 없다. 남들로부터 무시당하고 의심받을 때 역시 남을 칭찬할 수 없다.

교사는 행복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이 행복할 수 있다. 행복한 교사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칭찬의 말을 들으며 학생들이 덩실덩실 춤출 수 있어야 한다.

난 오늘도 행복해지기 위해 칭찬하기 연습을 한다.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남편에게 “역시, 우리 남편이 최고야.”, 우리 반 교실 문을 열며 “1학년 1반 친구들, 안녕, 어떤 예쁜이가 창문까지 열어놨네. 참 잘했어요.”, 쉬는 시간에 만난 동료 선생님에게 “선생님, 오늘 입은 원피스 너무 예쁘다. 너무 잘 어울려요.”, 수업 시간에 “우리 1학년 1반은 수업태도가 너무 좋아요. 열심히 공부하는 우리 1반 칭찬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칭찬하는 일을 잊지 않는다. “김영수, 오늘도 아주 열심히 잘 살았어. 기특해. 엄마 노릇, 교사 노릇, 아내 노릇 하느라 애썼지. 내일도 오늘처럼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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