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비교섭단체 정당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이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등의 혐의로 구속된 것은 권력형 부패가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고 있는데, 그 부패의 본질은 '제왕적 대통령제'에 있다”며 “해결책은 개헌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분권형 대통령제'로 고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은 외교ㆍ안보ㆍ국방ㆍ통일 등 외정(外政)을 주도하고, 경제ㆍ교육ㆍ문화ㆍ환경ㆍ노동ㆍ복지ㆍ건설 등 내정은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돼서 주도해야 한다”며 “국회 안에 여러 정파가 참여하는 특위를 구성하고 관련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 국민 공감대를 바탕으로 개헌안을 만들면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국민투표를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태안기름유출사건과 관련해서는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 만리포 앞 바다에서 항해 중인 삼성중공업의 크레인이 정박 중이던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와 충돌하면서 삽시간에 원유 1만 900t이 유출되어 해안선 375㎞를 오염시키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오던 어민 등 수많은 사람들이 치명적 타격을 입고 절망에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사고가 발생한지 5년이 다 되도록 피해배상의 길은 보이지 않고 주민들의 아픔은 더해만 간다”며 “이미 절망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주민이 4명에 이르고 누가 보아도 삼성중공업의 잘못으로 일어난 사고인데, 법원은 삼성의 책임이 56억원 밖에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국회가 특별법을 만들어 주민들이 소송을 통해 국제기금이 사정한 피해액 보다 많은 피해금액을 인정받으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전부 또는 일부를 보상하는 길을 열어 놓았다”며 “현재 관할 서산지원 판사 3명이 피해신고액이 4조원에 이르는 12만 건의 사건과 씨름하고 있을 뿐, 시원한 배상의 길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지난 정권 시절 두 명의 재벌총수가 감옥 가는 게 두려워 각각 10억달러 가까운 돈을 내놨는데, 자신의 잘못으로 고통 받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 두 배 정도의 돈이면 가능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이유가 어디에 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서울=김재수 기자 kjs032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