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전 대전 유성구 전민동 도로변에서 길을 지나던 시민들이 강한 바람에 쓰러진 가로수를 살펴보고 있다. 이민희 기자 photo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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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호 태풍 '카눈'이 충남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면서 지역 곳곳에서 가로수가 쓰러지고 비닐하우스가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으나, 우려됐던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이 낮 12시께 속초 북쪽 약 70㎞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돼 시속 61㎞의 빠른 속도로 북동진하면서 대전과 충남 지역은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전날 내려졌던 태풍 특보도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대부분 해제했다.
이번 태풍은 이날 아침 태안반도 끝자락을 통과해 경기만으로 진입하는 이례적인 진로를 보였고, 태풍의 진행방향과 바람의 방향이 일치해 많은 비가 내렸다. 18일 밤부터 19일까지 지역별 강수량은 서산 92.0㎜, 태안 74.5㎜, 금산 39㎜, 대전 34.8㎜, 천안 46.0㎜, 서산 43.4㎜ 등을 기록했다.
이번 태풍으로 대전과 충남 전 지역이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들었으나, 인명 피해나 대형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많은 곳에서 가로수가 쓰러지고 주택 유리창이 파손됐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 사고도 일어났다.
대전에서는 이날 오전 2시 35분께 유성구 화암동 천문연구원 앞 도로 상의 가로수 1그루가 넘어지는 등 모두 44그루의 가로수가 쓰러졌다. 이날 오전 7시께는 가로수 전도 사고로 대덕구 오정동의 한 아파트 568가구의 전력 공급이 1시간 30분 가량 중단됐으며, 오전 10시께 유성구 전민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지붕마감제가 떨어져 주차된 차량을 덮쳤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또 중구 오류동 보도육교의 난간과 금동의 한전케이블이 탈락됐고, 서구와 유성구 일대 일부 아파트의 유리창이 강한 바람으로 인해 파손됐다.
충남에서는 일부 농가 피해가 발생했다. 공주·논산·부여 등에서 7농가가 보유한 10동의 비닐하우스(1.1ha)가 전파돼 75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고, 7개 농가 4ha의 밭과 과수원 등에서 농작물 피해가 접수됐다.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동해 북부해상으로 빠져나간 후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이 예상된다”며 “향후 강수형태가 전선형 폭우에서 대기불안정에 의한 점진적인 폭우패턴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태구·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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