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주변 공인중개사무소에 내놓은 지 3개월째로 접어들고 있지만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은 고작 1명에 불과했다. 주변에서는 시세보다 1000만원가량 낮춰 급매물로 내놓으면 어떻겠느냐고 조언 해 김씨는 망설이고 있는 중이다.
부동산 경기침체에다 유럽발 글로벌금융 위기로 대전에서 아파트 거래가 실종돼 집을 매물로 내놓은 매도자들이 울상이다. 아파트를 팔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시세가 아닌, 급매물로 내놔야만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마저도 아니면, 전세로 전환해 자금을 확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8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전지역 월 평균주택거래량은 1648가구로 지난해 말 3082가구의 절반 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까지 취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된데다 유럽발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불어닥치면서 아파트 거래가 실종된데 따라서다.
여기에 실수요자들이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심리로 세종시 신규 분양쪽으로 눈을 돌리면서 도안신도시 등 대전의 아파트 매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
이 처럼 부동산 시장 냉각으로 주택 매매까지 실종되자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은 소유자들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전세로 돌리고 있다.
실제 서구 관저동에 사는 황모(52)씨는 신규로 분양받은 아파트 입주를 위해 2개월 전 살던 아파트를 부동산중개업소에 내놓았으나 나가지 않자 최근 전세로 선회키로 마음을 굳혔다. 그리고 황씨는 부동산중개업소에 내놓은 매물을 거둬들였다. 잔금 등을 전세를 놓아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황씨는 “요즘같은 시절에 주택을 2가구 소유한다는 게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지만 어쩔 수가 없다”며 “당장 자금을 만들어야 하지만 기존 대출금이 있어 전세를 통해 어느 정도 자금을 유동화시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밖에 동구의 A 아파트 분양자는 전매가 가능해 계약한 뒤 프리미엄을 받고 아파트를 팔 생각이었으나 원하는 정도의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이다. 계약을 해지하게 되면 그 만큼 손해를 보는 만큼 이 분양자는 시장 상황을 보고 최대한 손해를 줄일 수 있는 정도에서 아파트를 팔 생각이다.
대전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매매 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어 수개월간 1건의 중개도 하지 못한 사무소도 상당수 있다”며 “대전지역에서 아파트 거래가 얼어붙자 이주 등 당초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진 아파트 소유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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